2020년 7월 21일 화요일

아내의 외도현장 4부

여보세요?
 
...
 
여보세요?
 
...
 
나는 상대편의 음성을 확인하면서 계속 침묵을 지켰다.
 
이윽고...
 
딸깍...
 
[왜...?]
 
[몰라. 아무말도 안해.]
 
[남편인가?]
 
[남편이면 다시 하겠지 뭐...]
 
역시 내 생각대로 전화는 끊어지지 않은채 생생한 현장음이 전달되어 왔다.
 
옳거니... 이제 전화 왔었다는 얘기는 하지 말아라...
 
그 순간 아내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
 
[시원하십니까요...?]
 
[어머... 별걸 다 물어보네.]
 
[자 물도 뺐으니까 한잔 해야지... 원샷!]
 
[야... 나 예전엔 술 잘마셨는데 지금은 못마셔...]
 
[빼기는... 그래도 원샷!]
 
휴... 다행이군. 그럼 이제부터 생방송이나 들어볼까나...?
 
나는 핸드폰에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꽂고 건너편 아내의 술자리에서 들려오는 잡담소리를 들으면서 남아있던 소주로 목을 축였다.
 
그냥 멀거니 맞은편만 멀뚱멀뚱 바라보던 것과는 달리 귀로 생생한 현장음이 들려오자 지루한 것도 없이 시간은 잘도 갔다.
 
[자... 이제 슬슬 정리하자.]
 
[그래... 어이구 넘 많이 마셨네.]
 
[OO아, 괜찮니?]
 
그때, 익숙한 아내의 이름이 들려왔다. 아마도 남친인 것 같았다.
 
[아웅... 넘 많이 마셔서 어지러워. 울 신랑한테 무지하게 혼나겠다.]
 
[야... 니 신랑 오늘 늦게 온다며?]
 
[그래두... 지금 몇시야?]
 
[지금이... 11시 30분...]
 
[그래... 시간은 그렇게 많이 안됐네...]
 
핸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아내의 음성은 많이 취해보였다.
 
저정도가 되면 아내는 머리만 기대도 잠이 드는 체질인데...아마 저 남친은 지금쯤 무지하게 고민하고 있겠군.
 
[자..자... 일단 나가자...]
 
건너편으로는 남친이 아내를 거의 안다시피한채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천천히 사라져갈때쯤 나도 계산을 하고 가게에서 나왔다.
 
[나 먼저 간다...]
 
[그래 즐거웠다. 담에 보자...]
 
어두운 구석에 몸을 숨긴채 있는 내 귀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가는게 들려왔다.
 
저멀리 도로변에는 이제 아내와 아내를 안고있는 남친... 그리고 여자 친구 한명밖에는 없었다.
 
[**야, 얘 어떻게 하지?]
 
[글쎄... 일단 술 좀 깨운 뒤에 남편한테 전화를 하던지 해서 데리고 가라고 해야겠다...]
 
[그래... 그게 좋겠네.]
 
[너는 어떻게 할래?]
 
[글쎄... 나두 같이 있고 싶은데 너두 알잖아. 집이 워낙 여기서 멀어서...]
 
[그래... 지금 가도 많이 늦겠다. 어서 들어가라. OO이는 내가 알아서 할께.]
 
[그래... 미안해. 먼저 갈께...]
 
[그래 다음에 또 보자...]
 
후후... 드디어 둘만 남는군... 그나저나 저 남친... 꽤나 의도적인 것 같은데...?
 
내 마누라를 알아서 하겠다... 의미심장한 말이군.
 
[OO아... OO아...]
 
[으음...]
 
[후... 어떻게 하지...? OO아... 정신좀 차려봐...]
 
[으음... **구나...]
 
[그래... 너 어디가서 정신 좀 차린 뒤에 들어가야 겠다.]
 
[그래... 나 졸려...]
 
[그럼... 좀 자다가 갈래?]
 
[으응...]
 
자다가 간다구...? 푸훗... 저건 옛날에 내가 많이 쓰던 말인데...
 
남자 여자 둘이서 퍽이나 그냥 잠만 자다가 갈 수 있겠다. 더우기 여자가 저 지경인데...
 
남친은 이제 아내를 완전히 안아 올린채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왜냐면 맞은 편에 바로 여관이 있었으니까...
 
백수장...
 
옛날에 나도 아내랑 연애시절에 한번 가봤던 곳이지...
 
이제부터 나는 잔머리를 무진장 돌려야 했다.
 
저들이 여관방에 들어가면 일어날 일이 뻔했기 때문에...그걸 알고서도 그냥 내버려두는 이율배반적인 내 마음을 나도 잘 알지 못했다.
 
다만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엄청난 흥분감에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는 느낌만 들뿐...
 
가만있자. 이제 어떻게 한다... 일단 방번호를 확인해야 하고...
 
그리고 내가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집에서 나올때 비디오 카메라라도 가지고 올껄...
 
아니지...
 
우리나라는 돈만 있으면 안되는 게 거의 없는 나라니까...
 
돈만 여관주인한테 쥐어주면 뭔가 방법이 있을거야...
 
거기까지 생각을 한 나는 지갑을 꺼내어 현금을 확인했다.
 
49만원...
 
조금 적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머지는 카드로 하면 되니까...
 
나는 잽싸게 길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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