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3일 월요일

진실은 어디까지일까....(3편)

제주공항에 내리자 덥기는 하지만 서울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파란하늘과 사람이 붐벼도 공기가 상쾌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엄마! 외국에 온 기분이 들지...”
“응, 그러네... ”
“엄마 신혼여행 제주 왔다갔잖아... 그 호텔 지금도 있을까? ”
“녀석, 별걸 다 기억하고 있네... 아! 저기 과장님 짐을 다 찾았나봐...”
 
나는 제주도로 결정이 되자 엄마가 신혼여행 갔다 온 제주도에 이번은 아빠가 아닌 내가 엄마와 신혼여행 간다는 민망한 상상을 하며...
두 번이나 자위를 했을 정도로 야릇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엄마는 항상 무덤덤이다.
 
“주형아! 여기서 헤어져야겠네...어디로 숙소를 정한거야? ”
“네, 여기서 20분쯤 가면 ‘야잘알 펜션’ 이라고 있데요... 거기에 예약했거든요...과장님은..? ”
“하하하... 뭐? 야잘알 펜션?...”
“아..아세요? ”
“호호호... 이상한 이연이네... 우리 가는 곳도 야잘알 펜션 이거든...”
“예? 저..정말요? 하하하... 엄마! 우리랑 같은 펜션이래...”
“호호호...금년 여름휴가는 이렇게 넷이 같이 보내라는 인연이 닿았나 보네요...”
 
엄마도 과장님과 같은 팬션이라 하니까 기분이 좋은지 소리 내어 웃으신다.
 
“과장님! 야잘알 펜션 가 보셨어요? 오기 전에 랜트를 할지? 아니면 택시를 이용할지 현지에 와서 결정하기로 했거든요... 식재료도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신제주 시내에서 쇼핑하면 싸고 신선하다고 해서 그냥 왔고요...”
“하하하... 야잘알 펜션은 잘 알지... 그 펜션 사장님이 누군지 알면 깜짝 놀랄걸...”
“네? 누.. 누구신데요? ”
 
형수님이 재미있는지 웃으시며,
 
“호호호... 나이는 나보다 두 살 많지만 오래된 내 친구거든...”
“아! 형수님 친구 집에 여름휴가 온 거군요... 하하하...”
“친구네 펜션은 맞지만 당당한 고객으로 왔거든... 요금도 다 지불했고...”
“에이!~ 쩨쩨하게 친구에게 돈 받아요? ”
“뭐, 그년의 비즈니스니까... 하지만 친구에게 서비스야 없겠어... 호호호... ”
 
우리 네 사람은 식재료를 사기위해 택시로 신제주 시내에 있는 e마트 앞에서 내렸다. 서울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엄청 큰 마트였다.
 
쇼핑을 하게 되면 여자들은 그렇게 기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엄마와 형수님은 공항에서부터 언니, 동생하더니 낄낄거리며 앞장을 서고, 그 뒤를 나와 과장님이 카트를 하나씩 끌고 따라갔다.
 
“여자들이란...참... 벌써 둘이 많이 친해 졌네… ”
“그러게요 과장님... 오래된 자매처럼...”
“어머님이 참 고우시네... 젊으셨을 때 인기 대단 했겠는데....”
“뭘요... 그냥 집에만 있는 아줌마죠...히히히”
“야! 아줌마라고 다 같냐? 지금도 인기 많으시겠는데? ”
“집 안에만 있어서 그런지 친구도 별로 없는 것 같던데... 인기는요...”
“무슨 운동을 하시기에 저렇게 10년은 젊어 보이는 비결이라도 있는 거야..? ”
“수영하고 골프는 잘 치시는 편이예요. 핸디캡이 15거든요... 싱글도 몇 번 할 정도로...”
“진짜 골프 잘 치시는구나... 싱글이라...”
 
쇼핑을 시작한지 한참이 지났지만 엄마와 형수님은 아직도 더 구입할 것이 있는지 매장을 둘러보고 있지만 과장님과 나의 카트에는 우리가 먹을 음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갑자기 이야기를 나누던 과장님이 아무 말도 않고 그 자리에 서 있기에 고개를 돌려 과장님을 보았다가 과장님의 시선을 보고서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과장님의 시선이 청바지를 입은 엄마의 펑퍼짐한 엉덩이를 향해 야릇한 눈길로 응시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설마... 과장님이... 엄마를...? ’
‘에이~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과장님~펜션 편의점에 술이 있겠지만, 여기가 훨씬 싸겠죠? 몇 병이나 살까요? ”
“술? 야~ 그런 걸 물어보냐... 우리 와이프도 술꾼이니까, 아예 박스로 사라...”
“넵! 알겠습니다. ”
 
나는 카트위에 소주와 맥주를 1박스씩 올려놓았다.
한 시간 이상 엄마와 형수님이 구입한 물품은 엄청 났다.
 
“엄마~ 이거... 택시에 다 실을 수 있을지 걱정되네....”
“호호호... 주형씨 기다리느라 지루했던 모양이네요... 이게 많아 보여요? ”
“네... 이것도 모자라요? ”
“남자들은 잘 몰라요..? 이것도 모자라 편의점을 들락거릴 테니까...”
 
형수님의 구입한 물품까지 한꺼번에 계산하려니까, 형수님과 과장님이 적극 사양하는 바람에 각자 계산을 하고 나니, 여행을 가게 되면 이동하기 전에 여자들이 미리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또 하나있었다. 화장실...
나는 우리들이 갖고 온 캐리어와 카트를 지키고 세 사람은 화장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엄마 혼자 나오셨다.
 
“형수님은...? ”
“몰라..안 보이던데....”
“넌, 화장실 안가...? ”
 
과장님은 큰일을 보시는지 화장실에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일을 보고 엄마와 이야기 하고 있는데, 잠시 후에야 화장실에서 나오는 과장님과 사모님이 함께 이야기를 하며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e마트 앞에는 택시들이 줄을 서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과장님은 경험이 있는지, 제일 앞쪽에 있는 택시기사와 흥정을 하였다.
야잘알 펜션은 큰 도로와 2km정도 떨어져 있어서 택시 미터요금에 5천원 얹어주기로 하고 택시 뒷 트렁크에 짐을 실고 있는 사모님 엉덩이를 보는 순간 움찔 해졌다.
 
바로 조금 전 과장님이 엄마 엉덩이를 바라보던 그런 시선으로...
엉덩이가 바지를 뚫고 터질 듯이 빵빵하면서도 풍만한 하얀 진바지를 입은 사모님의 엉덩이... 팬티 라인 굴곡까지 다 들어나 보인다.
 
‘후후후... 쿠션 하나는  끝내주겠는데.... ’
 
옆에 서 있던 과장님 시선은 엄마 엉덩이에 고정되어 있다가 슬그머니 사모님이 짐을 실고 있는 쪽으로 걸어가 도와준다.
캐리어까지 짐을 다 실고 택시를 타려는데 과장님이 다가오더니,
 
“주형아! 먼저 가 있어라... 우린 어제 좀 무리 했더니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갈 테니까...”
“예, 과장님...어제 형수님이랑 너무 무리 하신 거예요? 히히히... ”
“짜식~~! 네 형수에게 들어봐라... 크크크...”
“얘, 얘는 못하는 말이 없어....”
 
엄마가 당황한 표정으로 내 팔을 꼬집으며 눈을 흘긴다.
 
“에이~ 엄마... 장난인데..뭘...”
“그래도...”
 
우리는 e마트 앞에서 과장님과 헤어져 택시를 타고 야잘알 펜션으로 가고 있는데, 내 휴대폰이 울린다.
예약을 하며 저장시켜두었던 야잘알 펜션 관리소 전화였다.
 
“엄마! 야잘알 펜션 전화인데...? ”
“얼른 받아봐...뭐 잘못 된 거 아냐...? ”
“여보세요. 김주형입니다. ”
“네, 저는 야잘알 펜션 관리소장입니다. 급히 연락할 사항이 있어서 전화를 드렸는데 혹시 출발하신 것은 아니시죠? ”
“네? 여기 제주에 도착해서 신제주인데요....? ”
“어쩌나...? 음... 우리 관리소직원이 예약을 오버부킹해서 3호팬션 2호실은 지금 손님이 입실해서 객실이 없거든요...
 그럼, 대신 1호팬션 2호실은 특실인데 일반객실 요금으로 드릴 수는 있는데 룸이 트윈스룸이 아니라 더블룸인데 괜찮겠습니까? ”
“잠깐만요... 트윈스룸이 아니고 더블룸이라고요? ”
“네, 예약을 취소하신다면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을 해 드리겠습니다. ”
“엄마.. 어떻게 하지? 취소를 해? ”
“이렇게 준비를 다 끝냈는데, 어떻게 여기서 어떻게 취소를 하냐? 그래도 특실이라는데...”
“하는 수 없죠... 그쪽 제안을 받아드리겠습니다. ”
 
나는 속으로 만세를 부르고 있었다.
5박6일 동안 엄마와 한 침대를 사용할 수 있기에...
 
‘후후후... 진짜 엄마와 신혼여행 온 기분이 드는데.... 룰라라라~~ ’
 
택시기사는 네비게이션도 없이 야잘알 펜션을 찾아갔다.
큰 도로를 질주하다 옆으로 빠져나가자 편도 1차선인 펜션 진입로로 진입했는데, 도로 옆으로 계곡이 있는데 물이 하나도 없었다.
 
“기사님...여기 개울인데 물이 하나도 없네요...”
“네, 제주는 전부 건천이어서 큰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고 금방 바다로 다 흘러 버려서 금방 건천이 되거든요... 하지만 펜션에 있는 개울가는 물이 넘쳐흘러요...”
“네, 건천인데 거기만 별천지 인가요? ”
“하하하...거긴 별천지잖아요... 인공으로 물을 채워놔서 물놀이도 할 수 있어요...”
“아, 그렇군요...”
“예약된 펜션이 1호동이면 특실일 텐데 엄청 비싸죠? ”
“그렇죠 뭐...”
 
부러운 표정을 짓는 운전기사를 보며 괜히 어깨가 우쭐해진다.
펜션은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보았듯이 개울가를 따라 방갈로처럼 6동이 거리를 두고 건축되어 있는데 펜션 정문에서 300여미터는 올라가야 제일 위쪽에 있는 펜션이 1호 건물이었다.
 
“손님, 저기 관리소에 가야 룸 키를 내 줄걸요...”
“아! 네, 감사합니다. ”
 
나는 관리소에서 룸 키를 받았다.
택시기사는 그때까지 관리소 앞에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가 예약된 제일 위쪽에 있는 건물 앞까지 태워다 주었다.
미터요금 위에 5천원 더 얹어주기로 했지만 만원을 얹어주자 택시기사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돌아갔고, 엄마와 나는 별천지 같은 주변경관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엄마 좋지?”
“당연히 좋지~ 우리 아들하고 휴가 왔는데 당연하지~”
“엄마~ 우리 재미있게 놀며 쉬다가 가자~”
“그래, 호호호... 아들 효도 제대로 받고 가겠네...”
 
1호동 펜션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펜션 앞에는 주차공간과 캠프화이어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있었고, 우리가 올라온 도로를 따라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인공으로 수돗물을 끌어올려 만들었다는 개울물은 매우 맑아 정기적으로 물갈이를 하는 것 같았다.
 
엄마와 나는 펜션 뒤쪽으로 가 보았다.
펜션 뒷쪽에도 넓은 공간과 툇마루가 있었고, 처음 집을 지을 때 산을 절개 했는지 절개지가 벼랑처럼 보이는데 나무가 울창하여 숲속에 있는 것 같았다.
 
“와~ 여기 너무 좋다. 조용하고... 새소리도 들을 수 있고...”
“그러게... 진짜 신천지 같네...”
 
2층 창문에는 조그만 베란다가 설치되어 있는데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조그만 야자수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화재 났을 때 2층 베란다를 이용하여 1층으로 내려 올 수 있도록 비상계단이 설치되어있어 2층 베란다까지 올라가 보았다.
 
“엄마~ 이 야자수들 화분에 심어져 있어... 꽃도 피어있고... 올라와 봐! ”
“얘, 빨리 내려와... 누가 투숙 해 있으면 어쩌려고 그래....”
“히히히... 이렇게 핸섬한 나를 설마 도둑놈으로 오인 할 일은 없잖아...”
“까불지 말고... ”
 
엄마는 항상 나를 초등학생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간섭하는 것이 이제는 무감각해져서 잔소리에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엄마와 나는 우리가 미리 준비한 식료품들을 펜션으로 옮기기 시작했고, 우리가 머물 2호실로 들어가서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짐들을 어느 정도 다 옮기자 엄마와 나는 다시 개울가로 나와 인공으로 만든 것 같은 바위위에 앉아 맑은 공기를 흠뻑 마시고 있는데, 밑에서 덩치가 큰 고릴라 같은 한 중년사내가 올라오더니, 곧바로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오늘 여기 2호실에 예약하신 분이신가 봐요? ”
“예...?”
“그럼 이정일 씨랑 같이 오신 거네요? ”
“네... 우리 과장님을 잘 아세요? ”
“과.. 과장님? 그럼 같은 회사 직원 분이었군요... 전 여기 사장인데.. 이정일씨가 온다 해서 나와 봤는데, 같이 안 오셨네요...? ”
 
이 사람이 누군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과장님 사모님 친구 분의 남편...
 
“과장님은 시내에서 좀 쉬셨다가 오신다고 해서 신제주에서 헤어졌습니다. ”
“어떤 분들하고 오시나 했네요... 여기 계신 파트너는 어떤 관계세요?
“네? 파트너라니요? 저는 엄마랑 여름휴가 왔는데요? ”
 
순간 사내는 엄청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래요? 전 오늘도 카페회원 분들 하고 같이 오신 줄 알았거든요...
카..카페요?”
“아..아니에요.. 제가 좀..다른 생각을 하다가... 아~ 저기 누가 올라오네요..”
 
이쪽을 향해 택시가 올라오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고 엄마와 나는 깜짝 놀랐다.
 
“어..엄마! 과장님이시네...”
“호! 그러게... 우리랑 같은 특실인가 보네...? ”
 
자동차에서 내린 과장님과 형수님이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던 사내에게 다가가며 활짝 웃는다.
 
“형부~ 오랜만이에요... 호호호...”
“그러게...3개월 만이네... 더 젊어진 것 같다...”
“피이~ 이젠 지금까지 형부가 했던 말이 모두 거짓말인줄 알았네요...”
“나? 거짓말 한 적 없는데...”
“다시 말해 봐요? 내 나이가 얼마로 보여요? ”
“그래, 언제 봐도 삼십대 중반...”
“피이! 그럼 여기 계신 언니는 몇 살로 보여요?”
“음... 아무래도 우리 처제보다는 한 두살 많아 보이는데... 아니 세 살 정도...? ”
“하하하... 형님! 그 분이 옆에 계신 주형씨 어머님이세요... 올해 52살이랍니다. 하하하...”
“헉! 그..그 말은 나보고 믿으라고...? ”
“뭐, 그거야 형부가 믿든 말든 사실이니까...앞으로 나에게 젊다는 거짓말은 하지 마요..”
“... ... ??? ”
“주형아~ 인사드려라... 내 형님 되시는 김 창도 사장님이시다.”
“아! 사장님! 반갑습니다. 김주형이라고 합니다. ”
“하하하.. .반갑습니다. 김창도입니다... 사장님 소리는 듣기 싫으니 그냥 형님으로 불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래도, 사장님이신데...”
“그래, 주형아...편하게 불러... 그리고 여기 있는 동안은 나에게도 딱딱하게 과장님. 그 소리말고 그냥 형님이라 불러...”
“그래요, 주형씨~ 누나가 생각해도 그렇게 부르는 게 더 가깝고 정이 가잖아...”
“그래도 저에겐 언제, 어디서나 과장님은 영원한 과장님이십니다. 하하하...”
“허! 이 친구...”
 
서로 통성명을 하고보니 모두 가깝게 느껴졌다.
 
“사장님... 여기 1층에는 주방이 하나던데 공동 사용 하는 겁니까? ”
“응... 가족단위용 특실이라... 많이 불편한가? 동상...”
 
사장님이 친근하게 나에게 동상~이라 부르자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불편하다기 보다는 처음이라 좀 어색해서요...”
“언니~ 뭐 여기 있는 동안 내 것, 네 것 따지지 말고 같이 공동으로 써요... ”
“응, 나도 주방이 하나라서 이상했는데 동생이랑 같이 쓰는데는 오히려 더 편안하지...”
“호호호... 언니! 그 말은 이 동생을 부려먹으려는 거죠? 맞죠? 호호호...”
“아... 아냐.... 동생 앞에선 농담도 못하겠네... 호호호...”
 
엄마와 형수님이 함께 주방 쪽으로 가면서 계속 웃고 계시는 엄마를 보며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았다.
 
“형님! 2층에도 방이 2개입니까? 관광 나갔는지 인기척이 없어서요..? ”
“아니..거긴 그냥 내실로 사용하느라 문 잠궈 놨어...”
“그럼 이 건물에 우리 두 가족뿐이네요...”
“그래...뭐 너무 적적 해? ”
“그게 아니고 맘껏 떠들고 마셔도 되니까 오히려 좋죠...하하하...”
“주형아~ 여기 우리들뿐이니까... 사 온 소주랑 맥주 모두 저 개울물에 담궈라... 냉장고에서 꺼낸 술 보다 얼마나 정취가 있는지 마셔보지 않으면 말해도 몰라...하하하...”
“예, 과장님... 하하하...”
“참, 주형이 아버님 언제 귀국한다고 했지? ”
“다음달 6일이요... ? ”
“그럼 아예 우리 여기서 일요일까지 죽치고 있다가 올라가는 게 어때? ”
“아! 전 토요일 체크아웃인데요... 그리고 시즌이어서 비행기 표도 없을 거예요...”
“하하하... 여긴 다음 주 일요일까지 있어도 좋은데, 일요일 비행기 표는 쉽지 않을걸....”
“주형아 그렇게 하자... 어머님께 물어봐라 괜찮은지...”
“하하하... 물어 볼 필요 없어요...  엄마는 언제나 내가 이야기 하면 무조건 오케이죠...”
“그래, 잘되었다... 술친구 없어 걱정 했는데 혁대 한번 끌러도 되겠네.... 하하하...”
 
나는 휴대폰으로 항공사 세 곳에 확인해 보았지만 비행기표가 없었다.
항공사 세 곳에 대기 예약자로 신청을 했지만 그것도 모두 300번 이후여서 아예 포기해버렸다.
 
“동상~ 난 이제 그만 내려가 봐야겠네... 불편한 점 있으면 언제나 이야기해라...”
“네, 형님...감사합니다. ”
 
짐들을 정리하고 나니 벌써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였다.
 
“여보~ 어디에 저녁 차릴까? 거실보다는 뒤쪽 툇마루가 어때? ”
“응, 튓 마루에 차려... 숲속에서 첫 휴가 날을 즐겨 보자구...하하하...”
 
우리는 툇마루에 교자상을 펴고 준비한 음식들을 차려놓는 동안 과장님과 나는 한 쪽에 셋팅되어 있는 드럼통 조리대에서 고기를 굽고 저녁 준비를 하였다.
우리 네 사람은 저녁과 함께 개울가에 담궈 놓았던 소주와 맥주를 꺼내 마시기 시작하였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회사이야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맘 편하게 술들을 마셨다.
 
“언니! 여기 너무 좋죠? 전 여기 올 때마다 힐링 되어서 너무 좋아요.. ”
“응, 진짜 좋네... 이렇게 야외에서 고기를 먹으니 진짜 여행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너무 좋아...”
“근데, 언니~ 언니는 술 안 마셔요? 우리만 마시는 것 같은데... 언니도 같이 마셔요....”
“난, 술을 잘 못 마셔서...금방 취해... 벌써 주량이 훨씬 넘었는걸...”
“형수님~ 우리 엄마 술 약해요... 평소에 소주 반병이면 해롱거리거든요...”
 
엄마와 형수님이 이야기 하는걸 듣고 있던 과장님이 끼어든다.
 
“에이~ 술 못 마시는 게 아니고... 안 마시는 거지... 그렇죠?  ”
“진짜 술 못해요... 그래도 과장님이 주시면 받을 께요...”
“와~ 언니! 우리 정일씨에게 마음 있으신 거예요? 호호호...”
“히히히... 그러게요~ 우리 엄마 진짜 술 안 마시는데... 과장님이 맘에 있나보네요...
“호호호... 너... 아들까지... 딸꾹~~! ”
 
엄마가 술 마시며 딸꾹질을 할 정도면 벌써 많이 취해있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엄마도 분위기에 취해 과장님이 따라준 술을 받았다.
 
“자~ 우리 여기까지 함께 휴가 온 것도 인연인데 다 같이 건배 한번 합시다.”
“우리의 즐겁고 무지하게 재미있는 여름휴가를 위하여~~ 건배!”
“건배!... 건배!.... 하하하... 호호호...”
 
+++ ++ +++
 
우린 그렇게 숲속 팬션 튓 마루에서 휴가 첫날밤은 무르익어 가기 시작하는데 방해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자, 우리는 달려드는 모기떼들을 피해서 거실로 들어왔는데도 술판은 계속 이어졌다.
술병들이 쌓여가기 시작했고, 술 마시는 엄마가 진짜 우리 엄마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벌써 소주 2병은 마신 것 같았다.
과장님이 보시기에도 엄마는 더 이상 술을 마셔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아셨는지...
 
“자~ 휴가 첫날밤인데 이렇게 술만 마시다 자면 재미없지... 뭐하며 놀까? ”
“과장님~ 왕 게임은 어때요? ”
“왕 게임? 그거 좋오치....그래 왕 게임 하자...호호호...”
 
엄마는 술이 취했는지, 왕 게임이 뭔지 모르고 있는지 우리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언니~ 왕 게임 하는 거예요..?
“왕 게임? 나 모르는데...”
“에이, 엄마~ 한 번만 해보면 금방 알 수 있어...룰이 간단해...”
“그...그래...? ”
 
나는 1회용 나무젓가락 2개를 쪼게어 하나에 볼펜으로 king 이라 쓰고 엄마에게 보여주면서,
 
“엄마! 이렇게 king 이라 써있는 젓가락을 뽑으면 왕이 되는 것이고, 왕이 되면 여기 세 사람은 신하가 되니까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해야 하는 신하들이야... 왕이 신하들에게 에게 벌칙을 내리면 신하들은 그 벌칙대로 하면 되는 거지...”
“어렵지는 않네...”
 
그렇게 우리는 왕 게임을 시작하였다.
처음 왕은 과장님이 뽑았다.
 
“하하하... 내가 첫 번째 왕이 되었네... 음... 처음이니까 간단한 걸로 해야 하는데...”
“호호호... 여보~ 간단하지 않아도 되니까... 누구에게 벌칙 줄 거야...? ”
“보채지 마~ 음... 주형씨 어머님이 가장 연장자니까, 노래하나 부른다.. 실시!... 하하하. ”
 
엄마가 벌칙을 받았는데 눈만 말똥말똥...
 
“엄마! 엄마가 벌칙을 받아야지...”
“그..그럼...내가 노래 부르면 되는 거야? ”
“응, 빨리 불러...하하하...”
 
엄마는 진짜 노래를 잘 부르신다.
아빠와 같이 저녁에 외식만 하면 술을 마시든 마시지 않든... 피날레는 노래방을 찾을 정도로... 형수님이 소주병에 숟가락을 꼽고 엄마에게 넘겨주자 엄마는 서슴없이 그걸 받고 노래를 부르기시작한다.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빈 하늘 위 불빛들 커져 가면~ 옛사랑 그 이름 아껴 불러 보네~~♪♪
 
엄마는 이문세의 옛사랑을 노래 부르기 시작하였다.
나는 엄마의 노래 실력을 알고 있기에 조용하게 따라 부를 수 있었지만,
과장님과 형수님은 엄마의 노래 실력에 너무 놀라 입을 벌린 채 듣고 있었다.
 
  ♪♪♪ 옛사랑 생각에 그 길 찾아가지... 광화문 거리 흰 눈에 덮여가고~~
         하얀 눈 하늘 높이 자꾸 올라 가네~~...♬ ♪~~
 
엄마는 술이 많이 취해 있는데도 가사 하나 틀리지 않고 끝까지 다 불렀다. 
 
“와~ 언니! 진짜 짱이다... 전직 가수였어요...놀랐네...”
“진짜 어머님 노래실력이 프로네요... 프로... ”
 
이번에 왕이 된 나는 형수님에게 꼭 같은 벌칙을 내렸다.
 
“누님~~ 저도 마음 약해서 간단한 벌칙입니다... 노래 한 발 장진.. 발사!! ”
“프로 가수 다음에 노래시키면... 어떻해... 그렇지 않아도 음친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소주병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 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 ♪~~
 
형수님 노래 솜씨도 한, 두번 불러본 노래 솜씨가 아니었다.
 
“와~ 형수님... 노래 솜씨가 장난 아닌데요...~~ ”
“푸하하하... 번대기 앞에서 주름잡는 겪이지... 당신은 앞으로 누나 앞에서 노래 부를 생각도 하지 마...하하하...”
“여봇! 내가 그렇게 못 불렀어...? ”
“뭐... 80점은 나오겠지...하하하...”
“뭐? 80점이면 봐줬다... 70점만 나와도 거길 콱 분질러버리려 했는데...호호호...”
“하하하... 누님! 거길 분질러 버리면 누가 손햅니까?...”
“뭐, 옆에 주형씨도 있잖아...호호호...”
 
모두가 술이 취해있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나누는 이야기들이 약간 도를 넘기고 있지만 누구도 그걸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왕은 돌아가면서 되는 것인지, 이번에는 형수님이 왕이다.
 
“남자들 노래시키면 돼지 목 따는 소리만 나오겠지... 음, 주형씨~ 엉덩이로 자기 이름을 쓴다... 실시!! ”
 
나는 일어서서 엉덩이를 뒤로 쭈욱 내밀고 익살스럽게 김주형 이라고 글을 써내려가자 엄마도 우스운지 킥~ 웃는다.
 
“에이~ 명필은 아니구먼... 호호호....”
“예? 나는 정성을 다해서 한석봉의 심정으로 글을 썻는데.... 하하하...”
 
이번에는 내가 왕이 되었다.
벌칙을 내리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없으면 앞에 내린 벌칙을 따라가기 마련...
 
“연륜이 많으신 우리 형수님 글씨는 얼마나 명필인지 한번 보겠습니다... 흠..흠..  형수님은 조금전 저 처럼 엉덩이로 과장님 이름과 누님 이름을 쓴다...실시...! ”
“호호호... 그래도 내가 좀 나을 걸... 엉덩이 돌린 지가 몇 년인데...호호호..”
 
형수님이 치마를 두 손으로 잡고 앞쪽으로 잡아당겨 엉덩이에 팬티라인이 들어나도록 만들더니 엉덩이를 뒤로 쑤욱 내밀고 글씨를 쓰기 시작한다.
 
‘헉!! ...히야~~ ’
 
풍만하고 커다란 엉덩이로 꿈틀꿈틀 움직이며 글씨를 쓰는 모습은 포로노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음란한 모습으로 보였다.
꿈틀거리며 솟아오르는 사타구니를 누르면서도 1분 1초도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와우~ 누님... 역시 명필이십니다...하하하...”
“이 사람아 저 엉덩이 돌린 게 십년이 넘는데... 저 정도는 글씨를 써야지...하하하...”
 
이번에 왕이 된 과장님이 엄마를 가만 놔둘 리가 없다.
 
“흠 글씨는 연륜이 말을 한다고 하겠죠...하하하... 우리 누나의 글 솜씨도 봐야겠죠... 누나~ 잘 보셨죠? 누나도 엉덩이로 누나 이름과 아들 이름를 쓴다.. 실시..!! ”
 
어느새 과장님은 엄마를 누나라고 부르고 있었다.
엄마도 과장님이 왕이 되자 미리 예상했는지 일어서서 형수님이 했던 것처럼 두 손으로 짧은 하얀색 치맛자락을 앞쪽으로 잡아당기자...
 
‘헉! 엄마  까만 팬티 입었네..... ’
 
확연하게 들어나는 엄마의 팬티 라인과 까만색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투영되었다.
꿈틀..꿈틀...
엄마의 엉덩이 놀림은 조금 전 형수님의 엉덩이를 보는 것 하고는 느낌이 달랐다. 형수님 보다 허리가 가늘게 보여 엉덩이는 형수님 보다 더 크고 풍만하게 보이는데 그런 엉덩이를 뒤로 쭈욱 내밀어 요분질 치듯이 꿈틀거리고 있으니...
과장님은 불룩하게 솟아오른 가랑이를 감추지도 않고 침 넘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와~ 누나...역시 연륜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하하하...”
“호호호... 언니~ 이사람 꼴 좀 봐요... 너무 황홀해서 침까지 흘리고 있다니까요...”
 
형수님은 손가락으로 과장님 가랑이를 가리키며 낄낄거리자 엄마도 당황스러운지 얼른 자리에 앉더니 앞에 있는 술잔을 원샷 해버린다.
 
다음에 왕이 된 엄마도 과장님에게 꼭 같은 벌칙을 내렸다...
왕 게임 하는 분위기는 점점 퇴폐적이고 음란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엄마 다음에는 내가 왕이 되었다.
다음에 왕이 되면 무슨 벌칙을 내릴까 준비 해 두었기에.
 
“누님~ 과장님하고 키스... 뽀뽀가 아니고 키스... 3분 동안 실시!! 히히히...”
“예... 어떻게 그런 걸 시켜…. ”
“히히히... 엄마~ 이렇게 노는 것이 바로 왕 게임이야... 왕이 되면 뭐든지 다 시키는 거야..”
“그래도 이건 좀...지나친 것 같아...”
 
엄마는 술에 취해 있으면서도 처음 해보는 왕 게임에 혼란스러워 했지만, 과장님과 형수님은 서로 부둥켜안고 엄마와 내 앞에서 진한 키스를 시작하였다.
 
“추웁~~! 추웁!  할 짜악~~ 할 짝! ”
“하하하... 누님 무척 더우신 것 같은데 위에 겉옷 벗고 싶으시면 벗어도 됩니다. 하하하...”
 
남편과 혀를 주고받으며 진한 키스를 하던 형수님은 진짜 더웠던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입고 있던 하얀 탑을 벗자 빨간 브래지어에 감싸인 탐스러운 형수님의 유방이 드러났고, 브래지어 사이의 깊숙이 패인 가슴골에 나도 모르게 마른침이 삼켜졌다.
 
‘꿀꺽,,,’
 
3분이 지나 과장님과 형수님이 떨어지자 엄마가 일어서며ㅡ
 
“난...이만... 들어갈게요..”
“누나~ 에이~ 같이 놀아요... 누나가 그만두면 판이 깨지잖아요...” 
“엄마~ 그냥 좀 더 같이 놀자~ 게임인데... 엄마 먼저 들어가면 끝나잖아... 다 같이 놀러온건 데... ”
 
술기운과 민망함에 어느새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엄마는 판이 깨진다는 소리에 다시 엉거주춤 자리에 앉았다.
 
- 다음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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