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1일 토요일

아내의 수난 -4부

서로간에 상당히 충동적인 것이었던 것도 같은 동수와의 정사까지가 카메라에 담기고 그날의 작업이 끝나자, 혜란은 극도의 방심상태에 들어가 버렸다. 동수가 짐짓 아무일 없었다는 듯 바지를 추스리고 장비를 챙기는 동안, 혜란은 욕실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잔뜩 축축해진 아랫도리, 비릿한 것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씻기 위해서기도 했지만, 혼자 있고 싶었던 것이 컸다.
 그래서 혜란은 뜨거운 물이 담긴 욕조에 쭈그리고 앉은 채 한참을 그렇게 방심상태인 채로 있었다. 온 손님들이야 그러고 있자면 알아서 돌아가겠지... 혜란이 욕조에서 일어난 것은 물이 완전히 차가와졌음을 느끼고 나서의 일이었다.
 혜란은 멍한 상태가 되어 욕실에서 나와, 옷을 입거나 몸을 가릴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냉장고의 냉수를 들이켰다. 그때였다.
 좀 괜찮아요?
 ...!!!
 혜란이 흠짓 놀라 몸을 굳힌 것은, 그토록 화들짝 놀라 버린 것은 작년 언젠가의 기억과 무관하지 않았다. 실제로 목소리가 들린 순간 그녀가 떠올린 얼굴은 바로 경진의 그것이었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여자였다.
 ......
 연수가 팔장을 낀 채 벽을 기대고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경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시선이 너무나도 거침없는 것이어서, 혜란은 동성간임에도 경황중에 저도모르게 제 몸을 가리는 것이었다.
 충격이 컸나 보네요.
 혜란은 연수의 목소리를 거의 처음 듣는 것 같았다. 연수의 음성은, 여전히 사무적임에도 어딘지 흥분에 달뜬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가 다정하다거나 살갑다거나 한가 하면, 또 그건 아니었다.
 .........
 삐딱하니 벽에 기대어 선 여자와, 어떻게 벗은 몸을 가려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여자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침묵을 깬 것은 연수였다.
 처음이었나 봐요?
 ......예?
 능욕당하면서... 아니, 노골적으로 말할게요. 강간당하면서, 자신도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는 거 말이에요. 카메라가 없었다면, 그 카메라로 엿보는 내가 없었다면 그런 기분이 나지 않았겠죠.
 .........
 혜란은 말문이 막혔다.
 연수가 천천히, 발가벗은 혜란을 향해 다가왔다. 그녀는 아무리 봐도 혜란보다 나이가 어려 보였고, 몸집도 작았는데, 이상하게도 혜란은 그녀로부터 풍겨오는 위압감에 꼼짝할 수 없었다.
 오늘같은 작업이, 나한테는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몰라요.
 연수의 눈은 조용히 이글거리고 있었다. 혜란은, 어떻게 이토록 작고 갸날픈 여자가 이런 심상찮은 느낌을 풍길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어여쁜 여자의 몸이 추악한 사내들한테 유린되는 걸 엿볼 때의 기분을 알아요? 혜란씨같이 고귀한 여성의 질이 추악한 성기로 더럽혀질 때...
 연수의 입김이 혜란한테 직접 느껴졌다. 젖가슴 언저리를 가리고 있는 혜란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럴 때, 난 유일한 오르가즘을 느끼죠.
 연수의 입술이 혜란의 입술에 맞닿았다. 연수의 입술은 뜨거웠고, 혜란 안으로 파고들어 오는 혀는 집요했다.
 .........
 영원같은 한 순간이었다. 혜란은 그만 눈을 감은 채, 자기보다 키가 작은 이 갸날픈 여성한테 온 몸을 맡겼다. 연수의 입맞춤은, 그녀가 경험한 그 어떤 종류의 입맞춤보다도 달콤했다. 심지어, 남편의 그것보다도.
 이윽고 연수의 얼굴이 그녀로부터 떨어져 나갔을 때, 혜란은 왠지 모를 현깃증까지를 느꼈다.
 가볼게요, 혜란씨.
 연수의 목소리는, 아까의 도발적인 것에서 어느새 평상시의 건조함을 되찾고 있었다.
 다음주 월요일 저녁에 다시 올게요. 오늘 작업한 테입 가지고요... 그 얘기 할려고 남아 있던 거에요.
 집을 나서면서, 연수는 다시금 의미심장한 목소리를 남겼다.
 앞으로 자주 봐요, 혜란씨... 거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기대가 되는군요.
 혜란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동수와 연수가 떠나자마자, 혜란은 이것저것 정리할 사이도 없이 곧장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근 열시간 가까이를, 정말 죽은 듯이 잤다.
 그렇게 자고도 다음날 혜란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지각을 했고, 출근을 해서도 계속 잠이 덜 깬 것마냥 정신이 말끔하지 못함은 어쩔 수 없었다.
 어디 아파요?
 동료 선생님들이 물어 왔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혜란은 생각했다.
 일찌감치 귀가해서 혜란은 또다시 죽은 듯 누워버렸다. 마치 무언가 병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그러나 아픈 게 혜란의 육체는 아닐 터였다.
 혜란이 눈을 뜬 건, 무언가 잘 기억나지 않는 악몽끝이었다. 깨어나 보니 벌써 새벽녘이었다. 금요일 새벽... 세상은 조용했고 주위엔, 당연한 얘기지만 아무도 없었다. 혜란한테는 애도 없었고, 남편은 이역만리 중앙아시아에 있다.
 순간 무언가 긴 잠에서 깨어난 듯한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파뜩 들었다. 내가 어떻게 된 거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지난 일주일간의 일이 긴 악몽같기만 했다. 그녀는 그녀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더구나 작년 여름 그한테 어처구니없이 강간당한 이후 정말 벌레같게만 보던 남자한테 협박당해 지난 주말 반강제로 그의 사무실에 끌려가야 했다. 거기서 그는 그녀를 범했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그녀는 거역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당해야만 했다.
 그 뿐인가, 그 남자는 그걸로 만족하지 않고, 바로 그 장소에서 곧장, 자기 회사 동료들 (아마도 부하직원들이었던 것 같다.) 과 함께 그녀를 공유하기까지 했다. 말로만 듣던 윤간이었다. 거기에는 그들 세 남자뿐 아니라 그들의 동료인지 아니면 무슨 술집 여자인지 알 수 없는 왠 천박해 보이는 여자까지가 함께 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그녀를 더럽혔고, 여자는 그런 그녀를 조롱했다. 무엇보다 어처구니없는 일은, 그들이 비디오 카메라까지를 동원해서 혜란을 능욕할 때, 혜란은, 정말 상상할 수 없게도 그 안에서 스스로 이상한 종류의 희열을 맛보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전날, 전부터 남편과 함께 부부 셀프 비디오 작업을 함께 하던 남자가 그녀의 집으로 찾아와서, 그것도 왠 얼굴모르는 여자와 함께 와서 혜란의 수치스러운 모습들을 낱낱히 담더니, 결국 그 여자가 보는 앞에서 혜란을 범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거기서 혜란은 또다시 절정에 올랐던 것이었다. 바로 지난 주말 자신이 뭇 사내들한테 강간당하던 때의 감각을 떠올리면서!
 도대체 어떻게 된 여자인가... 혜란은 경진과 사내들의 능욕에 스스로 쾌락을 느끼고, 낯선 여자 앞에서의 자위 행위로 절정에 치달았던 그 여자가 과연 정말 자신이었던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게 정말.... 나였을까......
 혜란은 스스로한테 수도 없이 되물었다.
 정말, 나였을까? 내가, 내가 정말로 그랬던 걸까???
 바로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혹은 대답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혜란은 이번주 내내 지난주 주말의 일을 애써 머릿속에서 지워 왔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어제의 일로 더 이상 그렇게 회피하는 게 불가능해지자, 곧장 끝없는 잠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던 것이었다.
 내가, 정말 그랬던 걸까?
 초여름의 밤은 무더웠고, 혼자 있는 방 안은 전에 없이 무섭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잠 속으로 도피할 수 없었다. 그 대신, 그녀의 방에서 끊임없이 여러 가지 상념들을 굴려나갈 뿐이었다.
 ......모르겠어!!!
 달라진 건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요 한주간의 일은 정말 잠시의 악몽으로 묻어 두고, 예전과 똑같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남편이 돌아오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경진의 일이 됐든 동수와 연수의 일이 됐든......
 그러나.
 문득, 혜란은 지난 주말 경진한테서 받아온 (어쩌면 그녀의 옷과 몸을 주고 사 온) 바로 그녀가 주인공(?)이었던 비디오의 캡쳐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
 이것은 나다... 여기서 이렇게, 즐겁고 자연스럽게 외간 남자의 성기를 애무하고, 제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여자는 혜란 자신이었다.
 그 뿐인가. 그새 또다른 비디오가 생겨 났을 것이다. 경진의 사무실에서, 경진과 세명의 남자들은 비디오 카메라를 혜란의 깊숙한 곳에 밀착시켜 놓은 상태에서 마음껏 그녀의 몸을 범했다. 또 어제는, 그녀가 바로 그 때의 상상으로 한껏 음란해져서 스스로를 애무한 광경과, 그 끝에 마치 발정난 암코양이마냥 동수의 육체를 받아들인 게, 숨김없이 녹화되어 남아 버렸을 것이었다.
 설사 비디오가 지워지고 사라지더라도, 뚜렷이 남아 버린 기억이야 어찌하겠는가.
 바로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혜란은 놀라 들고 있던 사진들을 떨어뜨렸다.
 사진들이 방바닥 이곳저곳에 마구 흩어졌다.
 새벽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는 한층 더 요란하게 느껴졌다. 혜란은 어쩐지 전화 받기가 무서웠지만, 혹시 남편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치밀어 오르는 두려움을 꾸욱 눌르고 수화기를 들었다.
 ....여.... 보세요?
 아~ 혜란씬가~? 집에 있었구만. 왜 이리 전화를 안받어?
 혜란은 이마가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지금 이 순간,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듣고 싶지 않은 게 있다면 바로 경진의 목소리였을 것이었다.
 아.... 혹시 지금 들어온 거야? 하하하... 그새 또 무슨 재미있는 비디오라도 찍었나 보지? 푸하하하... 이번엔 몇 명이었지, 어~?
 혜란은 현깃증을 느꼈다. 치밀어 오르는 것 때문에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힘들었다.
 ......용... 건만, 말씀해... 주세요.
 어~ 별 거 아냐~! 내일 오후에 별 일 없지? 잠깐 얼굴이나 보자구! 지난번에 만든 예술 감상도 할겸... 하하하하하!!!
 안나오는 목소리를 쥐어짜 최선을 다해 싸늘한 목소리를 연기했건만, 수화기 저편 경진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침없고 경망스레 그녀의 귀를 울렸다.
 ......내, 내... 일은......
 어허~! 그렇게 뺄꺼 없잖아? 아직 안끝난 계산도 있고.... 어디보자.... 혜란씨 주민등록증이랑 면허증, 카드.... 이런 것들 내가 내 마음대로 처리해도 좋아?
 그 생각은 못했다. 지난 주말 그녀 핸드백안의 주요 물건들은 모두 사진과의 교환조건으로 경진의 수중에 들어갔더랬다.
 학원일 때문에 그런다면... 내가 학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지 뭐...
 아니 됐어요! 나갈게요.
 어쩔 수 없었다. 또다시, 듣기에 따라서 호탕하게도, 혹은 더없이 천박하게도 들리는 그의 너털웃음이 수화기를 울렸다.
 야광시계의 눈금이 어느새 새벽 세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혜란은 자기 방 안에서, 그녀가 발가벗고 동수와 온갖 낯뜨거운 짓들을 벌리는 사진들이 방 안에 흐트러져 있는 채로, 그렇게 망연자실 멍하니 앉아 있을 따름이었다.
 동이 틀 때까지, 그녀는 거기서 거의 밤을 새다시피 했다.
 
 아침 나절에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깬 혜란은, 비몽사몽간에 곧장 학원으로 전화를 걸어 병가를 신청했다. 전화를 받은 원장은 오히려 미안해 하고 그녀를 걱정하며 학원 일은 걱정말고 주말동안 부디 푹 쉬어둘 것을 당부했다. 혜란은 그렇게 전화를 끊고, 다시금 깊은 잠으로 굴러들어갔다.
 다시 혜란이 잠을 깬 것은 해가 중천에 뜨고 나서였고, 그래서 혜란은 경진과의 약속에 조금 늦었다. 밤을 거의 새다시피 한 터라 그녀의 얼굴은 푸석푸석했고,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그래도 예쁜걸~!
 어디 아프냐 묻더니 잠을 설쳐서 그렇다고 대답하자, 경진은 늘 그렇듯 실실대며 그렇게 수작을 걸어 왔다. 그녀가 밤을 샌 이유에 대한 음탕한 농지꺼리도 잊지 않았다.
 다소 머엉해 있는 상태에서, 혜란은 그저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하나하나 반응하고 속 끓이고 해 봐야 득될 건 아무것도 없었다. 실은 극도로 피곤해 있는 상태여서 그다지 예민한 데 신경이 쓰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녀한테는 잘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혜란은 그렇게 다시금 경진의 승용차에 올랐다.
 경진의 차는 뜻밖에, 삼성동에 위치한 그의 집으로 향했다.
 
 편하게 있으라구. 아무도 없으니까.
 .........
 경진의 아파트는 크고 넓었다. (돈깨나 버나 보다!) 그러나 주부가 바빠서 집안 일에 소흘한 듯 다소 지저분하고 어수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 설악산에서도 잠시 본 적이 있는 경진의 아내는 집안 일로, 역시 그때 잠시 얼굴만 보았던 어린 딸과 함께 시골 친정에 내려갔다고 했다. 혜란은 본 적이 없는, 중학교에 다닌다는 경진의 아들은 학교 행사다 학원이다 해서 밤 늦게야 돌아올 것이라고 경진은 말했다.
 아, 고놈 자식이 하여간 공부를 안하고 이상한 놈들하고 어올려 다니기만 해서... 나중에 혜란씨가 개인교습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는데?
 경진은 혜란한테 이름모를 위스키 한잔을 건네며 그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고는, 눈가에 이상한 광채를 띄우며 그녀한테 명령하는 것이었다.
 자자... 오늘은 나도 좀 바쁘니까 빨리 하자구!
 ......
 욕실은 저쪽에 있어. 먼저 씻으라구.
 아무리 괴롭고, 또한 비현실적인 일이라도, 거듭되면 적응되는 법인가 보다. 혜란은 잠시 머뭇거리기는 했지만, 이윽고 순순히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머리를 틀어올려 수건으로 감싼 다음 옷을 벗기 시작했다.
 피곤한 몸에 뜨거운 물이 상쾌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 쾌적함을 너무나 절 실하게 느끼게 되는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옷을 입고 나갈까도 했지만, 어차피 경진의 의도야 뻔한 것이고, 또 한커플 한커플 벗기면서 조롱해대는 말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피로해 있는 그녀는 사실 어떻게든 빨리 이 일을 끝내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온수 샤워에 얼굴이 발그레해진 채, 타올로 몸을 대충 가리고 나오는 혜란을 경진은 눈을 빛내며 맞이했다.
 타올을 불러. 천천히~
 .........
 그 언젠가의 밤처럼, 쇼파에 기대 앉은 채 거만하게 명령하는 경진이었다. 혜란으로서 달리 방법이 있겠는가... 그녀는 시키는대로 했다.
 좋아.... 아, 거기 손은 치우고.
 ......
 갓 씻은 싱싱한 육체. 바알갛게 익어서는, 습기를 머금은 채 풋풋이 그 생기를 발산하는 뽀오얀 여체가 거기 서 있었다.
 쿠하하하핫... 이거 못참겠군! 이리 와봐~
 혜란은 순한 짐승마냥 그의 말에 따랐다. 그는 혜란을 곧장 자기 다리 사이로 이끌었다.
 자, 언제나처럼... 잘해 보라구.
 혜란은 자기 손으로 경진의 바지를 풀고, 그 안에 벌써 시뻘겋게 충혈된 그의 패니스를 끄집어 내었다.
 몹시 뜨거웠다. 그리고, 이윽고 그것은 혜란의 입에서 바르르 떨며 찝찔한 것을 분비해 냈다.
 으음.... 좋아......
 경진은 무아지경인 듯 고개를 젖혔다. 혜란은, 차라리 이렇게 경진이 빨리 분출해서 이 고역을 끝내길 바라는 마음에 그야말로 성심성의껏 그의 성기를 애무했다. 그리고 그래선지, 그의 절정은 빨리 왔다.
 ......!
 그러나, 이번에 경진은 왠일인지 분출하는 제 정액을 혜란의 입이나 몸으로 뿌리지 않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티슈로 받아 치우는 것이었다. 혜란은 오히려 어안이 벙벙했다.
 모처럼 깨끗하게 씻었으니까...
 경진은 그런 혜란을 번쩍 안아 들었다.
 본 게임 시작할 때까지만 잠깐 기다리고 있으라구~! 오늘은 특별히 준비한 게 있으니!
 ......?
 혜란은 쿨렁 하는 경쾌한 스프링소리와 함께 경진의 안방 침대 위에 내동댕이쳐졌다.
 경진은 혜란의 알몸을 장난감다루듯 했다. 그녀를 그대로 침대 위에 엎드리게 한 다음, 미리 준비해 둔 듯한 끈으로, 혜란의 양손을 뒤에서 묶어 버렸다.
 아 별건 아니고... 샤워하고 올 동안 혹시 뭐라도 챙겨갖고 달아나면 낭패 아니겠어?
 ....그, 그런.... 항의의 언사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다. 혜란은 경진으로부터 이런 취급을 당할 때마다, 경진이 자신한테 원하는 게 어쩌면 육체적 욕구 자체가 아니라, 설악산에서의 밤 이후 경진을 매몰차게 거절해 왔던 자신한테 대한 복수, 즉 그녀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마음껏 모욕을 주어 조롱하는 데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서 경진은 욕실에 벗어두었던 그녀의 옷을 세탁해 주겠다 며 그녀가 보는 앞에서 세탁기에다 넣고 돌려 버리는 것이었다. 결국 혜란은 완전히 벌거벗은 채로, 움쪽달싹 못하는 채 경진의 침실에 감금되어 버린 셈이었다.
 그렇게 엎어져 있는 혜란의 알몸을 만족스러운 듯 이리저리 살펴보고 결박을 확인하며, 경진은 킥킥대며 엎드린 상태에서 드러나 버린 혜란의 음부를 조롱했다. 그리고는.
 인제 됐나... 아, 내가 샤워하는 동안 혜란씨가 심심할 것 같애서, 내가 또 준비한 게 있지.
 그리고는 침실의 티브이를 켜고, 비디오를 조작하는 것이었다. 티브이 화면은 엎드린 채 묶여 있는 혜란의 얼굴 앞에 정면으로 놓여 있었다.
 이윽고 들어온 화면에서는, 상당히 조악한 화질로, 바로 혜란 자신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껏 클로즈업된 혜란 자신의 음부였다. 화면 안 혜란의 음문은 이미 온갖 분비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지금 화면속에서 그곳을 마음껏 헤집어대는 투박한 손의 임자는, 얼굴은 보이지 않되 필시 박군이라고 불리우는 경진의 부하 직원일 것이었다.
 아차 이런이런~ 깜빡 되감기를 안해놨었군~!
 경진이 넉살좋게 웃었다.
 경진은 비디오 되감기를 해 놓은 후 욕실로 들어갔다. 팔이 뒤로 고정된 채로 침대 위에 엎드려져 있는 혜란은 그 자세로 비디오 화면을 남김없이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세에서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릴 수가 없을뿐더러 볼륨은 그날의 악몽을 되살리기에 충분할만치 컸고, 잠의 세계속으로 도피하기에는 자세가 너무 불편했다.
 화면안이 왁자지껄, 마구 흔들리더니 겨우 중심을 잡고, 간이 매트리스 위에 기진해 누워있던 혜란을 앵글에 담는 데서 영상은 시작됐다. 그때부터 벌써, 정군이라 불리는 곱슬머리에 건장한 사내가 혜란의 입 안으로 제 성기를 담가 놓고 있었다. 화면은 어지러울만치 흔들리며, 그녀의 알몸과 더럽혀진 치부를 낱낱히 드러내놓고 있었다.
 오우~~~ 죽이는걸!!!
 야, 다리 좀 더 벌려서 곧장 담아봐!
 야, 보지 안에 손가락을 꼽아봐, 옳지~!
 야~! 뒤로 돌리고 뒤에서 박어! 카메라에 안잡히잖아~
 어... 씨발~ 더 못참겠어!!!
 야~ 바깥에다가 싸~!
 화면 안 혜란의 육체가, 세 사내들에 의해 마음껏 유린당하고 더렵혀지고 있었다. 사내들은 혜란의 몸 이곳저곳에다가 신나게 제 정액을 싸발겨댔다.
 문득 눈물이 나올 것 같아 혜란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혜란은 참 묘하게도 눈시울이 아닌 아랫도리가 촉촉히 젖어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알 수 없는 뜨거운 것이 그녀의 몸 안 깊숙한 곳으로부터, 천천히 그녀의 질구를 타고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끝내 눈물은 나오지를 않았다. 오히려 슬픈 와중에도 스멀거리는 무언가에 혜란은 신음을 삼키며 몸을 뒤틀어야 했다.
 처음이었나 보죠?
 혜란의 귓가에, 연수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오고 있었다.
 능욕... 아니, 강간당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거 말예요.
 아냐, ......그렇지 않아!
 혜란은 목이 메어오는 것을 느끼며 머릿속을 헤집는 그 음성에 힘껏 대항해 보았다.
 어여쁜 여자의 몸이 추악한 사내들한테 유린되는 걸 엿볼 때의 기분을 알아요? 혜란씨같이 고귀한 여성의 질이 추악한 성기로 더럽혀질 때...
 난 그런거 몰라!!!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몰라요... 난 그 광경을 보면서 유일한 오르가즘을 느끼죠...
 나하곤 상관없어~!
 화면 안에선,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세 사내의 정액에 혜란의 뽀얀 알몸이 온통 능욕당하고 있었다.
 혜란은 오열했다. 눈물은 나오지 않고, 그저 음액만을 하염없이 사타구니새로 흘리면서. 그렇게 혜란은, 경진이 욕실에서 나오기 전까지의 시간 내내, 음부로, 오로지 그녀의 성기로만 하염없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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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집에서.

  내가 10살 되던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우리가족은 부산에 살고있는 이모의 집에 놀러갔다. 이모는 애기를 낳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예전엔 좀 마른편이었는데 지금은 통통하게 보였다.그래도 이쁜건 여전했다.오히려 귀여워 보여서 좋았다. 날도둑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