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8일 화요일

도박 (마지막편)

“우리 엄마랑, 너네 엄마랑... 그럼 그 아저씨는?”
 
“몰라...”
 
“다 벗고?”
 
“응...”
 
아찔한 기분이었다.
 
여인 둘과 외간남자가 옷을 벗고 한방에서 있었다니...
 
그 중에 한 여인이 내 엄마고
 
한 여인은 석경이 엄마고.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오늘도 그런 일이 벌어지는건가?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
 
석경이는 대답이 없다.
 
“어른끼리 하는거 그런거 있나부다 그치?”
 
“......”
 
석경이가 계속 대답이 없자, 혼잣말 하는 기분으로 말을 이었다.
 
어색한 기분이 밀려오자, 석경이랑 면내로 갈까, 아니면, 뭘 해야될지는 모르겠지만 더 껴안고 장난을 칠까...
 
그런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처음이 아니었어...”
 
“......?”
 
이번엔 내가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
 
“......”
 
내가 본것보다 더 충격적일 수 있는 일이었지만
 
어쨌든 나도 비슷한 것을 경험한 터라 유대감 같은게 들었다.
 
다만, 내가 본 것을 이야기 해주는게 어떻게 들릴지에 대해서는 망설임이 있었다.
 
석경이도 나도 더운데도 맨살을 댄 상태로 몇 분을 더 침묵했지만,
 
나는 석경이가 말해준 김에 나도 다 말해줘야 겠다 싶어서
 
석경이에게 내가 봤던 일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아, 그랬구나-. ... 우리 엄마는?”
 
석경이가 자기 엄마가 우리집에서도 우리 엄마와 같은 일을 한건지 궁금해 하는거 같았지만
 
석경이 엄마가 우리 집에 찾아온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있는 동안에는.
 
“우리 집으로 오신적은 없었던 것 같아.”
 
“도대체 어른들은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잔뜩하면서도 한마디도 안해주는 이유가 뭘까?”
 
“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지만, 혹시 어른들은 원래 그렇게 할 수 있는거 아닐까?”
 
“뭐를?”
 
“서로 좋으면 언제든 사랑할 수 있는 거랄까?”
 
“그런가? 그럼 부부는 뭐야?”
 
“글쎄...”
 
이해가 안되는 것들 투성이였다.
 
뭘 알아야 맞다 틀렸다 할 수 있는데
 
그런 기준이라는게 없었다.
 
학교에서도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우리는 그렇게 알몸으로 부둥켜 안고 있다가 물을 뿌리고
 
애초에 가려고 했던 면내는 안나갔던 것 같다.
 
그리고 엄마는 여느때처럼, 해질녁에 돌아오셨다.
 
많은 궁금증들을 풀 기회가 방학동안은 다시 오지 않았고
 
개학하는 바람에 학교에 갔는데
 
어떤애가 보이지 않았다.
 
그것도 세명이나.
 
중학교 다닐때는 우리학교에서 방학이 끝나면
 
한 반에서 두 세명이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크게 특별나지도 않을 만큼 전학이 잦았다.
 
부모님 따라서 서울로 가는 애들이 수시로 생겼고
 
더러는 인천이나 부산으로 가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직장 때문에 도시로 간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개학하고 며칠이 지나서였다.
 
“그러니까, 그랬다니까?”
 
“아, 그래?”
 
전학간 애들 중 한명이랑 같은 동네에 산다던, 또 그 아이와 어릴때부터 친했던 애 한테서 듣게 된 이야기였다.
 
“야, 얼마놓고 하길래, 집이랑 땅이 다 날아가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좀.”
 
“진짜야 임마. 어른들이 너처럼 무슨 1원짜리 놓고 하는 줄 아냐?”
 
친구의 아버지가 도박을 하고 집이랑 땅이 날아가서
 
가족이 야반도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믿지 못하는 놈도 있었지만
 
그게 드물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은 그 이후로
 
“나도 안다”
 
“나도 들은적 있다”면서 이놈 저놈이 이반 저반에서 쏟아낸 이야기들 때문이었다.
 
“야, 보통일이 아니네 그치? 근데, 걔네 엄마 따먹힌 이야기는 뭐냐?”
 
“그러니까, 판돈이 커지다가 당장 치를게 없으면, 한번씩 대준대잖아. 그런것도 모르냐?”
 
“뭘 대줘? 으이구, 이 꼴통새끼. 대준다는 뜻은 아냐?
 
숫기도 없는 새끼가 어떻게 아냐? 좆질도 안쳐봤지?”
 
“아니 이새끼가!”
 
이런 식의 이야기가 오가는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사실은
 
도박이 만연한 마을에서는 물린 판돈 대신 상대방의 마누라와 하룻밤을 보내는 일이 종종 있었다는 것이다.
 
엄마와는 언제나처럼 조용했지만 화목했고
 
엄마의 사생활도 여느때와 다름없었다.
 
여전히 두어달에 한번은 화사한 치마를 입고 어딘가로 갔다 오셨고
 
나는 엄마를 좇아가고 싶어도 번번히 실패하거나 학교 때문에 타이밍을 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들끓는 성욕은 주체할 수가 없어서 이따금씩 석경이와 밀회를 나누며 억눌렀는데
 
‘삽입’이나 ‘사정’같은 것은 하기 전이라서 만나는 내내 서로 물고빨고 만지는 정도로 그쳤다.
 
그리고 짜증이 났다.
 
한 학년이 더 올라가고, 고등학교로 올라갈 애들은 정해진 것처럼 분위기는 완전히 갈리고 말았다.
 
고등학교 가려고 공부에 열을 올리는 애들은 못사는 집에서도 샌님같이 책만 붙들고 있는 애들 몇 명이 끼어있는 잘 사는집 도련님들 떼거리였고
 
농사짓는 집 애들 대부분은 졸업하면 아버지 도와서 농사나 지어야 하는 신세였다.
 
고등학교에 안가겠다는 애들 수가 삼분지일 정도나 되니
 
선생님들은 자연스럽게 우리들을 그 애들과 떼어놓고 방해 못하도록 살벌하게 매질하거나 했다.
 
그래서 어울리던 가난한집 애들, 샌님 친구들도 고등학교 진학 여부에 따라 그 패가 다시 갈려버렸다.
 
그러면서 서너반을 모아서 고등학교 안가는 애들을 따로 모아놓는 짓도 벌어졌는데
 
그때 나에게 왠 불청객이 성질을 쑤시고 들어왔다.
 
“야, 너네 엄마도 구멍이라매?”
 
‘구멍’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좋은 어감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어서 살기가 뻗쳐올랐다.
 
“넌 뭐냐?”
 
“어? 이새끼가 주제에 눈을 부라...”
 
“어이구 씨팔새끼가.”
 
- 퍽
 
나는 더 듣기가 싫어서 놈의 면상을 후려 갈겼다.
 
코뼈가 주저앉았는지 피가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나는 선생님한테 불려가서 엉덩이를 스무대 정도는 맞은 것 같았다.
 
속이 꽉찬걸로 때리면 생똥나온다고 그나마 어디서 가져온 건지는 몰라도 파이프 비슷한 걸로 때렸는데
 
그것도 무지하게 아픈건 마찬가지였다.
 
그때 엄마의 아랫배의 튼살 처럼 내 엉덩이가 다 터져서 흉터가 아직도 그대로다.
 
그나마 우리 담임은 뺨을 코피나도록 때리고
 
발로 개패듯이 차고 비오는날 먼지나게 때리는 미치광이 선생들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너 임마, 졸업하면 어머니 잘 모셔야 할거 아니야? 니가 코피낸 새끼가 정미소 아들인거 몰라?”
 
“몰랐습니다...”
 
“후우... 하여튼, 임마, 너 반성문 열장 써. 그리고 너 정학먹을테니까 당분간 학교도 나오지 말고.”
 
정학결정을 선생님이 다 해버렸다.
 
나중에 알았지만, 선생님은 나 때문에 코뼈가 주저앉은 놈 부모님한테 사정사정하기 위해서 미리 선수친 것이었고
 
다행히 열흘이나 쉬고 왔을 때에는 얼굴이 퉁퉁 부운 정미소놈이 다가와서는 되려..
 
“새끼야. 미안했다.”
 
사과는 내가 먼저 해야 될 것 같았는데 퉁퉁부운 얼굴에 안티푸라민을 치덕치덕 바르고 다가온 놈이 손을 내미니
 
겸연쩍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으응... 나도 때려서 미안하다.”
 
어색한 화해 사흘 후 이놈이 다시금 치근덕거리며 다가왔는데, 그때서야 왜 먼저 사과했는지를 듣게 되었다.
 
“형들이 ‘구멍’이라고 말하는게 나도 모르게 입에 배서 그랬다.
 
다짜고짜 주먹질하길래 나도 너 패죽이고 싶었는데, 실은 하면 안되는 말 한 내가 잘못한거지.”
 
“알았어, 그만해 임마. 근데 왜 우리엄마가 구멍이라고 소문났냐?”
 
“안그래도 그거 말해주려고 그랬어, 임마. 근데 니가 내 코뼈 삐뚤게 만든 대신에 나도 말 안해줄거야 새끼야.”
 
그리고 일주일 후 붓기가 거의 빠졌을 때,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하교길에 내 옆에 붙어서는 떠벌떠벌하기 시작했다.
 
“친한 형 중에 밥바라고 있거든.”
 
“밥바?”
 
“몰라, 개밥바라기 같은 어감인데 왠지 몰라도 그렇게 부르는 형이 있는데,
 
진짜 엄청 골때리는 놈이거던.
 
그 밥바형이 읍내에서 일하는데, 뭔일인지는 안가르쳐주고, 아무튼 시다 같은거 하는거 같은데,
 
위에 있는 사람이 엄청나게 패도 잘 보고 잘 친다는거야.”
 
“도박하는거 말이야?”
 
“그래 임마. 근데, 쌕도 얼마나 밝히는지, 동네마다 구멍이 있다고 그러더라고.”
 
“근데, 구멍이라는게 정확하게 뭔데?”
 
“임마, 몰랐으면서 나 때린거야?”
 
“정확하게 모른다고. 창녀 같은 거 아냐?”
 
“아, 그래, 비슷하긴 한데, 아무튼, 그 놈이 가면 으레 같이 자는 여자같은거.”
 
“여자같은거?”
 
“아, 몰라 임마. 미안하다. 니 엄마 이야기 하고 싶은건 아니고 새끼야. 눈 풀어 임마.”
 
“아, 몰라, 대충 빨리 말해. 듣기 싫게.”
 
몇 번에 걸쳐서 떠벌인 이야기를 모아보니, 일종의 고용된 여자처럼
 
판이 벌어지면 시중도 들어주고, 그 남자랑 떡도 치고
 
꾼들이 돈 빌려줄 때 밑밥처럼 끼워서 떡도치게 해주는 그런 존재였던 것 같다.
 
창녀와 다를바 없었지만 동네마다 정해져 있는 이유는
 
이쁜 여자여야 해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쁜 여자 아무나가 아니고 찢어지게 못사는집 아낙이나 도박판에 끼어든 남자들 중의 한명의 마누라라는 조건은 있었던 것 같다.
 
약자였단 소리다.
 
“아니, 지가 뭔데 동네마다 이쁜 여자들은 죄다 구멍이라고 만들어서 다니는거야?”
 
“뻔하지 임마. 잘치지니까 동네마다 돈 긁어모으는데, 남자들끼리 죽치고 있으면, 여자 생각나는게 당연한거 아니냐?”
 
나는 본의아니게 친해져버린 정미소 아들래미에게 거리낌없이 타박했다.
 
“너는 새끼야, 어린 놈이 뭘 그렇게 잘 아냐?”
 
“큭큭, 니가 쑥맥인거야, 혀튼, 머저리같이.”
 
“뭐?”
 
“큭큭. 약오르냐? 좆물도 안빼봤지?”
 
“이새끼가!”
 
하지만 이미 작정하고 놀리고 도망간 놈을 잡을 수가 없었다.
 
중3의 늦은 봄, 좆물이라는 단어를 남자애들끼리 키득거리며 하는 말이 아니라 나를 놀리는 단어로 듣게 되니 이유 모를 조바심이 일어났다.
 
다른 애들은 좆질이고 뭐고 다 한다는데, 어떻게 하는거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짜증이 이만저만 일어난게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집에돌아오니 거의 반년만에 ‘판’이 벌어져 있었다.
 
나는 엄마의 야릇한 상황을 보게 되면 그놈의 좆물을 빼볼 작정이었다.
 
동수삼촌, 길수아저씨, 삼호네 아저씨, 도섭이 아빠인 길호아저씨, 네명이었는데
 
귀를 쫑긋 세운채로 기다렸음에도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은채로 화투만 치다가 해가지자 모두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결국 조바심은 신경질로 변했고, 저녁밥상에서 나는 엄마에게 대뜸 짜증을 냈다.
 
“...몰라! 그런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니, 이녀석이 엄마한테 뭐하는짓이야!”
 
“내가 알필요도 없는걸 자꾸 물으니까 그렇지!”
 
“아니, 근데 자꾸 소리를 지르고 있어 이놈이!”
 
엄마가 손을 들어 한 대 때리려고 하셨지만 피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엄마가 때리지는 않으시고, 부릅뜬 눈으로 말씀을 이어가셨다.
 
“인석아, 왜 심보가 뒤틀렸는지 말을 해야지, 엄마한테 소리지르면 되겠어?”
 
“아이씨! 몰라!”
 
내 아들이 그때의 나처럼 행동한다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때의 나는 미친 놈처럼 악을 쓰며 대들었던 것 같다.
 
영문도 모르게 얌전하던 아들이 소리를 지르니 엄마가 얼마나 당황스러우셨을까.
 
하지만, 나는 엉겁결에 핑계랍시고 할 필요 없는 말을 질러버렸다.
 
“엄마가 구멍이라고 그래서 화가 나서 그래.”
 
“뭐? 구.. 무슨 말이 그래? 몹쓸단어 같구만, 누가 그래?”
 
“엄마가 판 벌어질때마다 시중들고 잠도 자고 그런대잖아!”
 
“뭐야?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와서 엄마한테! 이런 나쁜놈!”
 
-짜악
 
까닭없이 화를 내며 말하던 내 이야기를 듣고 내 얼굴을 후려치는 엄마가 얄미웠다.
 
“다른 남자들이랑 그거 하면서, 소문까지 낼건 뭐야?”
 
“아니, 이놈이 근데!”
 
-짜악
 
또 맞고 말았다.
 
나는 밥먹다가 말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그리고 달빛에 어렴풋한 밤길을 서성이다가 이내 집으로 들어왔다.
 
엄마는 울지도 않으셨다.
 
굳은 표정으로 밥상도 치우지 않고 그대로 계셨다.
 
하지만 내가 들어오자 엄마는 왈칵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잡아 앉히셨다.
 
그리고는 나를 껴안고 흐느꼈다.
 
“엄마한테 그리 말하면 어떡하니. 흑흑... 지금까지는 착한 아들이었자너.”
 
“......”
 
“흑흑.. 엄마가... 엄마가 할 줄 아는게 없어서, 흑흑.. 미안해... 우리 아들 마음 아프게 해서.”
 
“엄마가 나한테 다 말도 안해주잖아. 동수삼촌, 길동이삼촌, 길수아저씨, 석경이 아빠 말고도 동네 아저씨들이랑 다 그랬지?”
 
“흑흑...”
 
“씨... 나 학교다니게 하려고 그러는거면 그러지 말라고 했잖아!”
 
“미안하다, 아들... 흑흑... 엄마가 잘못했어.”
 
엄마가 나에게 사과하는 상황이 너무 짜증나고 화가 났다.
 
우리 모자를 비참하게 만든 아빠가 증오스러웠다.
 
어디서 무얼하는지, 죽은건지 어쩐건지 관심도 없었지만
 
엄마가 누군가에게 창녀 취급 받게 만든 원인은 아빠에게 있는 것이었다.
 
“엉엉.. 엄마도 진짜 나빠! 나한테 거짓말이나 하고.”
 
“흑흑...”
 
우리는 부둥켜 안고 밤이 깊도록 울었다.
 
“후륵, 후륵, 엄마, 소주 먹으면 기분 좋아져?”
 
“흑흑...”
 
엄마가 울기만 하니 내가 부엌으로 나가 찬장을 뒤져 소주 한병을 가져왔다.
 
뚜껑을 따고 대뜸 나발을 불었지만
 
곧 입과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끼며 입속에 남은 소주를 약간 뿜고 말았다.
 
엄마는 말없이 수건으로 소주를 닦고는 여전히 훌쩍거리며 내 등을 쓰다듬어주셨다.
 
기껏해야 한잔 정도 양을 삼켰을 뿐인데 내 속은 타들어갔고
 
순식간에 얼굴이 달아오르더니 화끈거리기 까지 했다.
 
“엄마두 자아..”
 
나는 밥상의 물그릇을 비운 다음 소주를 따라서 엄마에게 드렸다.
 
엄마도 눈물을 훔치더니 꼴각꼴각 다 드셨다.
 
나도 그 물그릇에 소주 조금을 따라 쓴 약을 먹듯 다시 삼켰다.
 
그리고 눈물이 그치고, 엄마와 솔직한 대화를 시작했다.
 
“엄마... 이제 다 이야기 해줘어. 다른 놈들한테 듣게 하지 말구.”
 
“뭐르을.”
 
엄마는 딴청을 피우더니 밥상을 치우고, 자리를 펴고 불을 끄셨다.
 
“이야기 안해주면 나 계속 화나있을거야.”
 
“...”
 
“언제부터 그랬어?”
 
“뭐를?”
 
“화투판에서 엄마가 남자들이랑 그런거.”
 
“... 옛날에...”
 
“그게 언젠대?”
 
“오래 됐어.”
 
마음으로는 한번에 자초지종이 나왔으면 했지만 밤이 깊도록 우리는 오랫동안 문답을 이어갔다.
 
엄마는 아빠가 도박벽이 있는 줄 모르고 시집왔다고 했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아빠가 엄마를 꼬셔서 결혼할 때만 해도 돈이 좀 있었는데
 
다른 동네에 있던 엄마를 꼬셔서 지금 우리 동네로 와서 지금 이 집을 짓고 살았다 했다.
 
하지만 얼마 안가서 도박벽이 있는걸 알았지만
 
엄마는 어쩔 도리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 안가서 돈을 몽땅 잃었는데, 그때 아빠 돈을 몽땅 따간 사람이 석경이 아빠였다고 한다.
 
그때를 시작으로 아빠는 판돈 대신 엄마를 종종 다른 남자들의 손에 맡긴 것 같았다.
 
“싫으면 도망가지, 왜 참았어?”
 
“처음엔 싫었는데... 몰라... 그냥...”
 
얼버무리시는 걸로 대화가 끝났기에 나는 혼자 생각으로 어느새부터는 좋으셨나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렇게 엄마에게 화를 낸 것을 계기로 좀 더 깊은 과거를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들끓는 내 욕구가 풀린 것은 아니었다.
 
나는 얼마 안가서 내 작대기를 벅벅 씻고는 작심하고 석경이네 집으로 놀러갔다.
 
대담해진 정도가 아니라 욕정이 가득차서 또라이가 되어버린 것일 수도 있었다.
 
석경이와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조바심이 나를 석경이 엄마나 아빠가 볼 수 없는 어딘가를 자꾸 찾게끔 했는데
 
짧은 고심끝에 석경이와 먼지쌓인 광으로 들어가서 석경이를 무작정 벗기고는 나도 바지를 벗었지만
 
그때도 그 다음을 어찌해야 할지 떠오르는게 없었다.
 
그냥 다급한 마음에 물고빨다가 석경이 손으로 내 작대기를 쥐게 하고는 기분이 좋은 방향으로 잡고 문지르게 했다.
 
“오늘 왜그래에?”
 
“몰라, 빨리좀.”
 
“뭐를?”
 
“몰라, 그냥.. 나 좀, 어떻게 해줘.”
 
달아올랐을 때 석경이가 하던 말처럼 내가 석경이에게 하고 있었다.
 
자존심이고 뭐고 그런게 떠오르는게 아니었다. 그놈의 좆물을 팍 하고 터뜨리고 싶은 욕구 뿐이었다.
 
“나, 엄마랑 아빠랑 할 때 봤다?”
 
석경이는 나를 안고 오른손으로 내 작대기를 만져주며 내 귓가에 소근거렸다.
 
“그래?”
 
“응. 근데, 니 엄마랑 우리 아빠랑 하는 것도 봤다?”
 
뜬금없는 이야기를 속삭이는데 어차피 나도 알고는 있던 사실이라 화는 나지 않고, 흥분만 더 했다.
 
“자세히 이야기 해봐.”
 
“니네 엄마랑, 우리 엄마랑, 우리 아빠랑.”
 
“아, 그래서, 빨리 좀.”
 
“큭큭”
 
전에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시작했으면서도 얄밉게도 그녀는 내 작대기를 만지며 뜸을 들였다.
 
“예전에 말한 그 남자가 니 아빠였어?”
 
“아니.”
 
“아, 그럼 뭐야, 빨리 좀 말해봐라 좀.”
 
“큭큭. 보채니까 재밌네? 아응...”
 
석경이는 내 귀를 살짝 물고는 빨았다.
 
기분은 근사했지만 내 마음은 엄마의 야릇한 과거를 듣고 싶어 조바심이 가득했다.
 
“그 남자가 한번씩 울엄마랑, 니네 엄마랑 오빠방에서 그러는데, 아빠도 그런줄 몰랐거던. 올해 정월에 처음 봤어.”
 
“진짜야?”
 
“진짜지, 그러엄~”
 
“근데 왜 말을 안했어?”
 
“안물어봤잖어. 이야기 하지 말까?”
 
“아니, 계속, 빨리.”
 
“큭큭큭, 어구 귀여워라. 내가 대낮부터 세 분이 들어가는거 보고 사랑방 문틈으로 자세히 봤거던... 이게, 여기로 들어갔다 나오더라구.”
 
석경이는 내 작대기를 벗겨 귀두를 까뒤집고는 자기 계곡에다가 갖다가 문질렀다.
 
무척이나 따끔거리고 아팠다.
 
“아퍼, 하지마.”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이상하네, 어른들은 잘만 들어갔다나왔다 하던데.”
 
그러고보니 석경이는 올해 들어서 수북해진 사타구니 털에다가 내 고추를 문지르거나 갖다대는 걸 종종 시도했는데
 
어떻게 넣는지를 모르고, 센 자극을 받아보지 않은 예민한 풋고추가 견딜 수 없어서
 
내가 제지했던 것들이 사실은 석경이가 어른들처럼 해보려고 한 것이라는걸 그 때 알았다.
 
“에잉, 모르겠다. 아무튼, 아빠랑 너네 엄마랑, 우리 엄마랑 다 벗고 하는데
 
우리 아빠 고추가 너네 엄마 짬지로 들어가서
 
우리 엄마랑 뽀뽀하다가, 다시 우리 엄마랑 아빠랑 하면서 너네 엄마랑 뽀뽀하다가 하더라구.
 
그러다가 다시 누워서 너네 엄마껄 만져주는데, 얼마 안가서 너네 엄마가 소리를 막 지르더라구.
 
막, 움찔움찔 떨면서. 무섭기도 하고 그랬는데, 실은 그게 되게 좋아서 그런건가봐.
 
우리 엄마도 그러더라구.”
 
-탁탁탁
 
어느새 석경이가 내 작대기를 앞뒤로 흔들고 있었는데
 
어느새 그 손놀림이 예전보다 부쩍 익숙해진 것 같았다.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하던 나는 뭔가가 치밀어오르는 느낌을 받다가 어느순간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며 눈 앞이 아득해지는걸 느꼈다.
 
어두컴컴한 광 안인데다가 나를 안고 있는 석경이 덕분에 감명깊은 나의 첫 사정을 눈으로 볼 수가 없었다.
 
황홀한 느낌과 함께 요도에서 뭔가 뿜어지는 느낌은 들었는데, 실체를 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오구오구, 우리 서방님 꼬추에서 오줌이 나왔네?”
 
내 귀두가 따끔거릴때까지 기분좋게 흔들어주던 석경이가 손에 잔뜩 묻은 것을 오줌이라 불렀지만 코에 대더니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어머, 이게 뭐야? 왜 밤꽃냄새가 여기서 나지? 큭큭, 서방, 이거 봐. 미끌거리고 끈적거리고 그래.”
 
석경이는 혼자 키득거리며 나에게 손을 보여주려 했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석경이는 자기 손을 한참 냄새맡고 만져보고 그러더니 입에 잠깐 갖다대는 것 같았다.
 
“킥킥,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 다음에 맛봐야겠어, 서방.
 
이제 우리도 어른들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일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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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집에서.

  내가 10살 되던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우리가족은 부산에 살고있는 이모의 집에 놀러갔다. 이모는 애기를 낳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예전엔 좀 마른편이었는데 지금은 통통하게 보였다.그래도 이쁜건 여전했다.오히려 귀여워 보여서 좋았다. 날도둑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