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4일 토요일

나비의 늪 2부

그리하여 나는 동정(童貞)을 잃고 말았다.
 
어처구니없는 얘기지만 그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나는 비로소 그 신비한 환상속의 여자라는 정체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환상의 껍질은 벗겨지고 무언가 단번에 손에 잡힐 듯한 야릇한 실체로서 여
 
자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순호는 정말 처음인가 봐.
 
불을 끄고 잠을 청하면서 미야누나는 들뜬 음성으로 그렇게 소근댔다.
 
그런 미야누나가 나는 조금도 싫거나 미워지지가 않았다.
 
나에게 처음인 것 같다고 그렇게 말하는 미야누나, 자신은 그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은
 
근한 암시에 나는 약간 섭섭한 기분을 느꼈을 뿐
 
이었다.
 
미야누나가 만일 아직 한 번도 남자에게 몸을 내맡겨 본 일이 없었던 깨끗한 처녀였다
 
면, 나는 더욱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을 것이
 
다.
 
그러나 미야누나는 처녀가 아니었다.
 
남자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요부 같은 여자라고 나는 그렇게 미야누나를 포옹하며 생
 
각했던 것이다.
 
그날밤 미야누나는 나를 또 한차례의 짜릿한 순간을 맞게 해주었고, 나는 난생 처음하
 
는 섹스를 하루밤에 몇 차례나 하고 지쳐서 잠이
 
들었다.
 
이튿날 아침 헤어지면서 미야누나는 자기집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언제든지 전화를
 
걸어도 좋다고 말했다.
 
미야누나는 조금도 어색하다거나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나의 뺨에다 재빨리 입을
 
맞춰 주더니 총총히 멀어져 갔다.
 
집으로 돌아오자 죽음의 그림자가 온 집안을 황량하게 만들어 놓고 있었다.
 
어머니는 죽은 듯이 누워 있었고, 누나 친구인 순자와 경희가 어머니 앞에 앉아 어머
 
니를 위로하고 있었다.
 
마는 머리 속이 온통 미야누나로 가득 차있어 누나의 죽음마저 희미하게 느껴질 정도
 
였다.
 
그러는데 경희누나가 갑자기 미야누나의 얘기를 꺼냈다.
 
미야 계집애, 그것 무슨 염치로 나타난 것지?
 
그 소리에 나는 귀가 번쩍 뜨였다.
 
누가 아니래. 앙큼한 게, 순지를 그렇게 만든 게 누군데.......
 
순자누나가 종알거렸다.
 
나는 갑자기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미야누나가 무얼 어쨌단 말인가?
 
뒤가 켕겨 선뜻 나설수는 없었지만, 이윽고 경희누나를 돌아보며 넌지시 물어보았다.
 
왜? 미야라는 여자가 어쨌는데?
 
아무것도 아냐, 넌 알 것 없어.
 
경희누나가 나의 물음을 한 마디로 잘라 버렸다.
 
그럴수록 나는 더욱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시 뭐라고 더 물어볼 수도 없었다.
 
나는 공연히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이윽고 경희누나가 먼저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자 나는 슬그머니 뒤따라 나갔다.
 
경희누나! 무슨 얘기야? 그 여자가 우리 누나를 어떻게 했는데?
 
넌 알 필요 없다니까.
 
경희누나는 여전히 대답을 거절했다.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고, 나란히 따라가며 끈질기게 졸라댔다.
 
그제야 그녀는 마지못한 듯이 입을 열었다.
 
누나를 그렇게 병이 들어 죽게 만든 것이 바로 미야누나라는 것이다.
 
여학교때의 젊은 국어 선생은 순지누나를 몹시 사랑했다는 것이었다.
 
그 선생은 누나하고 결혼할 생각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미야누나가 끼어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나는 문득 누나의 무덤 앞에서 미야누나가 하던 얘기가 떠올랐다.
 
그 선생이 술이 취해 순지누나 앞에서 사랑을 고백했다는 얘기며, 그래서 순지누나는
 
자기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분해서 어쩔 줄을 몰
 
라했다는 얘기가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런 얘기를 할 때 미야누나의 태도는 완전한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도 그 선생을 좋아하고 있었다거나 사랑한다고는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그런 미야누나가 그 선생과 순지누나의 사이가 거의 결정적인 단계에 이르렀을 때 느
 
닷없이 나타나 그 선생을 유혹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다.
 
마침내 선생은 미야누나의 집요한 유혹 앞에 맥없이 끌려가 버렸고, 순지누나는 학교
 
를 졸업하자마자 병으로 들어눕고 말았다는 것이
 
다.
 
그때 누나가 처음 앓고 들어누웠을 때 어머니도 나도 그저 몸살이려니 하고 대수롭잖
 
게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우리집 살림을 돌봐 주고 있던 청상과부인 이모가 몇 번이나 순지의 병이 심상
 
찮다고 뇌까렸을 뿐이었다.
 
순지누나는 평소에도 자기 속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철저한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누나는 천성적인 꽁한 성격에다 그런 충격을 받자 마침내 누에꼬치처럼 스 쓰라린 비
 
밀 속에 깊이 들어앉아 버렸던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누나의 병명은 폐결핵으로 밝혀졌고, 가족들이 아무리 타
 
일러도 누나는 병원이고 약이고 모조리 물리쳐 버
 
렸다.
 
어머니가 울며불며 간신히 약을 복용시켰으나 자기 속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약이 몸에
 
좋을리는 없었다.
 
순지는 미야가 죽인 거나 마찬가지야.
 
그것은 마치 미야가 내밀어 준 독약을 순지누나가 마다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마신 거
 
나 마찬가지라고, 경희누나는 울분에 치밀어 쫑알
 
거렸다.
 
마침내 나는 어리둥절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도무지 내 자신을 어떻게 추스려야 할는지 알 수가 없었다.
 
미리부터 내가 그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결코 미야누나의 유혹에 끌려들지는 않
 
았을 것인데.........
 
그런 후에 미야누나는 그 선생과 얼마 동안 어울려 다니다가 다시 그 선생한테서 돌아
 
서 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 선생도 마침내 술에 빠져 학교를 쫒겨나게 되었고, 요즘은 알콜중독자가 되
 
어 거지처럼 거리를 헤매고 있다는 경희누나의
 
마지막 얘기였다.
 
그러고 보니 미야라는 그 여자는 지독한 요부로군.
 
나의 말에 경희누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나는 경희누나의 그 모든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그런 얘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미야누나라는 여자는 평범한 그런 여자가 아니라, 어딘
 
지 무서운 독기를 품은 요부 같은 여자임에 틀림
 
업었다.
 
그녀는 서로 사랑하는 두 남녀 사이에 뛰어들어 두 사람을 한 꺼번에 파멸시켜 버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무서운 여자에게 동정(童貞)을 빼앗겼다고 생각하자 나는 전신에 소름이 쭉 끼치
 
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요염한 알몸으로 뜨겁게 부딪쳐 오는 그녀를 나 같은 애숭이가 어떻게 견디어
 
낼 수가 있단 말인가?
 
그것은 뒤늦게 돌이켜 보아도 도무지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죽은 누나에게 무서운 죄를 저지른 것 같은 무거운 기분으로 며칠 동안 누워 있
 
었다.
 
다음날부터 어머니는 간신히 일어나 시장으로 나갔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포목상을 벌이고 있었다.
 
그것이 우리집 생계의 유일한 방편이었다.
 
집안 살림은 어머니의 동생인 이모가 맡아서 했는데, 이모는 스물 일곱에 과부가 되어
 
십 년을 혼자 살아 오고 있었다.
 
마침 자식들도 없으니 마땅한 자리에 재혼이라도 하라고, 어머니가 밤낮 권해 보아도
 
이모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모가 그렇게 혼자 살고 있는 건 무슨 수절을 한다거나 죽은 남편을 잊지 못
 
해서 그러는 것은 결코 아닌 것 같았다.
 
이모는 첫결혼에 단단히 멀미가 난 것 같았다.
 
아니면 지독한 남성혐오증에 걸려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언젠가 어머니와 주고받는 얘기를 엿듣고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디 남자 아니면 못사우? 난 지금 생각해도 지긋지긋해.
 
이모의 쫑알거림에 어머니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키들키들 웃었다.
 
모조리 자기 성질에 맞게 여자를 부릴려고 드는데 그걸 어떻게 견뎌? 글쎄 닷새를 몸
 
살을 앓고 있는데, 밤마다 덤벼들어 올라타고는
 
쑤셔대는 거야. 그 짓을 그것도 하루밤에 한 두번도 아니고 서 너번씩 해 대는데, 나
 
중에는 아래도 쓰라리고 아파서 불이 나는 것 같
 
았어. 그게 어디 사람이유? 지긋지긋해.....
 
이모의 얘기속에서 그 짓이라는 말을 나는 처음엔 무슨 뜻인지 분명히 알 수가 없었지
 
만, 이윽고 그것이 남녀 사이의 그런 관계를 가
 
리키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후로는 나는 이모를 마주 대하면 웃음부터 킥킥거리며 터져나왔다.
 
그리 못 생긴 얼굴도 아니고 곱상스런 예쁜 얼굴에 콧날이 오똑하고 버들처럼 가느다
 
란 몸매가 사내 하나쯤 후리기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두 애는 왜 하나두 안 생겼는지 몰라. 난 아마 시작부터 망단을 해 버렸나 봐.
 

 
그 말에 어머니도 이모도 함께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렇게 남자를 지긋지긋해 하면서도 여자 본능의 모성애(母性愛)는 어디엔가 숨어 있
 
는 것 같았다.
 
닷새 동안을 몸살을 앓고 있는 이모에게 밤마다 덤벼들어 그 짓만 하곤 했던 남편에게
 
이모는 다시 남자를 생각하고 싶지 않은 지긋지
 
긋한 혐오를 심어받은 것 같았다.
 
그런 이모가 언제나 집을 지켰다.
 

 
마침내 나는 집을 나와 공중전화 곁으로 뛰어가고 말았다.
 
닷새 동안을 그렇게 들어누워 참아냈지만,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설사 미야누나가 순지누나를 죽여 버린 살인자라고 하더라도, 나는 미야누나에게 전화
 
를 걸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것은 가슴 밑바닥에서 밀어오는 그리움이 아니었다.
 
보고 싶다거나 손을 잡고 싶다는 그런 마음보다 나의 온 몸이 미야누나라는 여자를 향
 
해서,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야누나의 부
 
드러운 육체, 즉 탱글탱글한 유방과 내 성기가 한 없이 나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처음으로 나에게 여자를 알려 준 미야누나의 요염한 매력은 나의 전신에 스며들어 있
 
었다.
 
그런 야릇한 매력과 누나를 죽였다는 알 수 없는 분노가 뒤섞여 더욱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미야누나의 집은 아주 부자라고 했다.
 
그러나 그런 것은 나하고 조금도 상관 없는 일이었다.
 
이윽고 나는 공중전화의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돌렸다.
 
뒤이어 신호가 울려가더니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낭낭한 여자 목소리였다.
 
여보세요?
 
나는 잠시 망설였다.
 
그 소리는 미야누나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는데 다시,
 
여보세요!
 
하고 여자 목소리가 조금 높게 울렸다.
 
그제야 나는 간신히 수화기에 대고 더듬거리듯 입을 열었다.
 
저 미야.....누나 계십니까?
 
누구시죠?
 
여자는 짓궂은 투로 물었다.
 
나는 다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누구라고 선뜻 밝힐 수가 없었다.
 
그러자 수화기 저쪽의 여자가,
 
잠깐만 기다리세요,
 
하더니 누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누군가 다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저....순호예요.
 
뭐? 순호라고?.....어머! 왜 그렇게 소식이 없었니? 무척 기다렸단 말야. 지금 거기
 
가 어디야?
 
공중전화라고 대꾸하자 미야누나는 급하게 말을 받았다.
 
그럼 명동으로 나오겠니? 나 지금 바로 나갈 테니까.
 
내가 그러겠노라고 대답하자, 미야누나는 명동에 있는 카페 이름과 위치를 자세히 알
 
려 주고는 전화를 끊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그렇게 삼킬듯이 미야누나가 나를 반길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나는 공연히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버스에 오르자 나는 전신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미야누나와 다시 만나는 그 시간 이후의 내 자신을 나는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미야누나는 무엇 때문에 나에게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 주는 것일까?
 
그러나 그 대답은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로 나타났다.
 
나를 단순히 부담없이 만만한 그런 불장난의 상대로 잡아 두기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도 몰랐고, 아니면 죽은 누나에 대한 어떤 양심의
 
가책으로 동생인 나에게 친절을 베풀고자 그러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미야누나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나를 귀여운 동생 같은 그런 기분으로 그러는 것이든, 아니면 이성인 남자로서
 
어떤 이끌림 때문에 그러는 것이든, 나는 미리
 
부터 그런 걸 따지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이제 막 여자라는 신비한 제목의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려는 순간에 있었다.
 
이미 책의 뚜껑은 열어 보았고, 그 다음 페이지의 내용에 무서운 호기심이 쏠려가고
 
있었다.
 
순지누나의 죽음에 대한 석연찮은 기분도 그런 호기심 앞에서는 빛이 희미해지고 말았
 
다.
 
얼마 후 미야누나가 일러 준 그 카페로 들어서자, 그녀는 어느새 먼저 나와 입구의 자
 
리에서 손을 번쩍 들어 보였다.
 
내가 맞은편 의자에 앉자, 미야누나는 부드럽게 미소를 흘리며,
 
며칠만에 보니까 순호가 더 어른이 된 것 같아,
 
하고 제풀에 까르륵거리며 웃음을 떠트렸다.
 
나는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럼요, 더 어른이 됐지요. 나도 이젠 여자를 알고 있단 말이요.
 
그런 말이 입 속에서 뱅글뱅글 돌았다.
 
아가씨가 다가와 커피와 밀크의 주문을 받아갔다.
 
카페는 와글대고 있었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사람들의 지껄이는 소리가 문득 공동묘지의 귀신들의 괴괴한 울음
 
소리와 묘한 대조를 이루며 나의 귓전을 간지럽
 
혔다.
 
문득 살아 있다는 것이 우습게 느껴졌다.
 
자기가 죽으리라는 것을 분명히 의식하고 그렇게 떠들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
 
것 같았다.
 
그 새 왜 한 번도 전화하지 않았어?
 
미야누나는 나를 잠시 찌를듯이 흘겨보며 물었다.
 
나는 싱긋 웃어 버리고 말았다.
 
뭐라고 그 동안의 사정을 설명한다는 것이 쑥스럽게 생각되었던 것이다.
 
왜, 후회했니?
 
미야누나는 야릇하게 눈을 굴리며 다시 물었다.
 
나는 잠자코 고개를 가로저었다.
 
후회했다면 나는 다시 미야누나를 만나러 오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자 미야누나는 활짝 웃더니 문득 이렇게 중얼거렸다.
 
순호는 좋아. 아주 좋아.
 
나는 두 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
 
그 말이 무슨 뜻을 지닌 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순호가 좋다는 말이 아니고, 순호는 좋다는 미야누나의 말이 나는 알듯 모를듯 머리
 
속이 간지러웠다.
 
미야누나의 입장에서 내가 좋다는 말인지, 객관적인 입장에서 내가 좋다는 말인지 분
 
명하게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는데 갑자기 미야누나가 키들키들 웃었다.
 
차를 마신 다음 나는 미야누나를 뒤따라 카페를 나왔다.
 
내가 가는 데는 어디든지 가도 좋아, 괜찮지?
 
미야누나는 내 손을 꼭 움켜잡고 생그래 웃었다.
 
미야누나의 그런 말에 나는 문득 거역할 수 없는 어떤 암시를 느꼈다.
 
어느새 날이 저물고 명동 거리는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나는 그 인파 속을 비집고 미야누나를 따라 충무로쪽으로 나갔다.
 
나는 미야누나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 보지도 않았고, 또 물어 보고 싶지도 않았다
 
.
 
알 수 없는 야릇한 호기심만이 나의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윽고 미야누나는 뜻밖에도 길가의 술집으로 나를 끌고 들어갔다.
 
나는 두 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
 
누굴 잠깐 만나고 갈 거야.
 
그러더니 그녀는 왁자지껄한 실내를 잠시 휘둘러보고는 문득 한 곳에 시선이 멈추었다
 
.
 
미야누나의 시선이 멈춘 구석자리에 수염이 제멋대로 자란, 서른 너덧 되어 보이는 남
 
자가 혼자서 천천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회색 바탕에 체크 무늬가 희미한 싸구려 코트를 걸친 그 남자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없이 고개를 수그린 채 술 마시기에
 
여념이 없었다.
 
미야누나의 찌푸린 얼굴이 잠시 굳어지는 듯하더니, 이내 카운터의 청년을 돌아보며
 
물었다.
 
저기 구석자리의 이선생, 술값이 얼마죠?
 
그러자 청년이 잠시 계산서를 훑어보더니,
 
지금 현재까지 사만 오천원인데요,
 
하며 의미 있게 싱그레 웃었다.
 
그제야 나는 머리 한쪽에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죽은 누나의 생각과 더불어 시인
 
이라고 하던 젊은 국어 선생이 떠올랐다.
 
저 사람이 누구죠?
 
핸드백을 열고 오만원짜리 수표 두 장을 꺼내어 청년에게 내밀어 주는 미야누나에게
 
나는 그렇게 물었다.
 
그러나 미야누나는 연민과 원망에 젖은 시선으로 그 남자를 잠시 돌아보더니 갑자기
 
나를 소매를 잡아끌고 도망치듯 술집을 나왔다.
 
그 사람이 누군지 순호는 알구 싶어?
 
미야누나가 조그만 소리로 되물었다.
 
그제야 나는 나의 짐작이 적중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되묻는 미야누나의 침울한 목소리가 그것을 알려 주었다.
 
그 남자는 죽은 누나를 사랑하다 다시 미야누나에게로 돌아서 버렸다는 바로 그 선생
 
이었다.
 
시인이라고 하던 그 두 글자가 자꾸만 나의 뇌리에서 또렷하게 되살아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이야.
 
내가 뭐라고 대답도 하기 전에 미야누나는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나의 손을 잡아끌
 
며,
 
순호야! 우리 집에 놀러가! 응? 괜찮지?
 
하고 생긋 웃으며 나를 돌아보았다.
 
괜찮지? 하는 나의 의사를 무시하는 듯한 미야누나의 말꼬리가 어쩐지 정답게 느껴졌
 
다.
 
그러나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술집에 앉아 있던 그 남자가 누구라는 분명한 얘기를 미야누나로부터 들어야겠다는 생
 
각이 치밀었다.
 
그 남자는 왜 이미 죽은 사람이죠?
 
아, 그 사람 이선생 말이지?
 
미야누나는 잠시 말을 끊고 나를 힐끔 돌아보더니,
 
내가 얘기했지? 왜 국어 선생이고 시인이라는 얘기 말이야?
 
내가 잠자코 고개를 끄덕이자,
 
바로 그 사람이야, 순지를 사랑한다구 공연히 술을 먹구 그러더니, 그만 완전히 타락
 
하고 말았어.
 
미야누나의 목소리가 갑자기 풀이 죽어 버렸다.
 
미야누나는 아직도 자기 비밀을 그대로 지닌채 분명한 얘기를 털어놓지 않았다.
 
나는 문득 미야누나에게 그 문제를 사실대로 따져 보고 싶은 야릇한 충동을 느꼈다.
 
비로소 나는 반신반의(半信半疑)하고 있던 경희누나의 얘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
 
다.
 
미야누나가 가운데 뛰어들어 두 사람을 일시에 파멸시켜 버렸다는, 무서운 결과를 나
 
는 그제야 눈 앞에 똑똑히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미야누나에게 뭐라고 따질 수는 없었고, 또 미야누나 때문에 순지누나가
 
그렇게 죽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순지누나 스스로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실상 그것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었다.
 
순호야! 우리 그런 얘기 그만 두자!
 
미야누나가 괴로운 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나 미야누나가 왜 그 사람의 술값을 치뤄 주느냐고 입 안에서 뱅뱅 돌고 있던 질
 
문을 나는 꿀꺽 삼키고 말았다.
 
그렇게 미야누나가 그 사람의 술값을 대신 치뤄 주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닌 것 같았다.
 
미야누나로부터 돈을 받으며 묘하게 웃고 있던 카운터의 청년이 그런 내막을 암시해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미야누나로선 어쩔수 없는 일인지도 몰랐다.
 
나는 그 시인이라는 남자가 끝없이 불쾌한 존재로 느껴졌다.
 
순지누나도 미야누나도 한참 피어오르던 아름다운 순정을 그러 볼품 없는 남자에게 서
 
로 바치겠다고 암투를 한 것 같았고, 끝내는 어
 
느쪽의 승리도 아닌 비참한 결과에까지 이르고 말았던 것이다.
 
나는 웬지도 모르게 그 남자를 만나 보고 싶었다.
 
그러나 만나서 어떻게 하겠다는 그런 구체적인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죽은 누나가 한때나마 사랑했던 남자로서 그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미야누나가 택시를 잡아 뒷문을 열고는,
 
순호야! 어서 타!
 
하고 나를 차 속으로 밀어넣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끝장이 나고 말았다.
 
택시는 장충단 공원 앞을 지나 한참이나 달리다가 미끄러지듯 멈추었다.
 
이른 봄날의 밤공기는 겨울처럼 싸늘했고 봄은 아직 달력 위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았
 
다.
 
나는 문득 꽃샘바람이란 말이 생각났다.
 
일찍 피어난 꽃을 시기하여 불어오는 찬바람이라면, 그것은 무언지 미야누나와 순지누
 
나 사이에 있었던 그런 일과 어딘지 비교되는 무
 
엇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꽃샘바람은 미야누나의 것이었다.
 
순호는 우리집이 처음이지?
 
외등이 화안한 골목길로 들어서며, 미야누나가 그렇게 묻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내 정신좀 봐, 순호가 언제 우리집에 와 본 일이 있었나? 그런 걸 공연히 물었지?
 
그러면서 키들키들 웃었다.
 
미야누나는 그 술집에서 나온 뒤로 무언지 머리 속이 어지러운 것 같았다.
 
타락해 버렸다는 그 선생의 술값을 치뤄 주고 말없이 돌아나온 일이며, 그것과 더불어
 
죽은 누나의 기억이 뒤섞여 미야누나는 몹시 괴
 
로운 것 같았다.
 
게다가 나의 존재마저 그러한 괴로움을 더 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미야누나는 나를 힐끔 돌아보며,
 
재미 있지? 산다는 것 말이야?
 
하고 의미 있게 생긋 웃었다.
 
나는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미야누나의 눈짓 속에서 나는 문득 빨간 불꽃 같은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
 
그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게 우리집이야.
 
미야누나가 나의 팔을 잡아끌며 불빛이 환안 회색철문 앞으로 다가섰다.
 
어둠 속에서도 그 집은 마치 조그만 궁전 같은 석조 이층이었다.
 
미야누나는 벨을 누른 다음,
 
우리집엔 여자들뿐이야,
 
하며 생긋 웃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미야누나의 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막연히 부자라는 것밖엔 아무것도 몰랐다.
 
잠시 후에 철문 옆의 사잇문이 열리고 가정부인 듯한 아주머니가 미야누나를 반겼다.
 
큰아가씨 이제 오시는군요.
 
왜요? 누가 왔나요?
 
미야누나가 나를 집 안으로 밀어넣으며 물었다.
 
손님이 기다리고 있어요.
 
손님이라니요?
 
왜, 그저께도 큰아가씨 만나러 오셨던.......
 
가정부 아주머니가 난처한 듯이 말 끝을 흐렸다.
 
정사장 말인가요?
 
아녜요. 미국서 돌아왔다는 젊은 분 있잖아요?
 
아! 연수씨 말이군요. 언제 왔죠?
 
두 시간쯤 됐어요.
 
왜 또 왔지?
 
이렇게 쫑알거리며 미야누나는 현관문을 밀고 나를 안내했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나는 갑자기 눈이 부셨다.
 
호화로운 실내장식이며 으리으리한 가구들이 갑자기 나를 압박하는 것 같았다.
 
현관 복도에서 왼쪽으로 돌아들자 넓은 응접실이 있었고, 피아노 앞의 쇼파에 앉아 있
 
던 젊은 신사가 벌떡 일어났다.
 
보통 키에 당당한 체구를 지닌 삼십 남짓해 보이는 남자였다.
 
이제 오십니까? 기다렸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젊은 신사의 맞은편 쇼파에서 미야누나의 동생인 듯한 깔끔하게 예쁜
 
처녀가 나를 발견하자 눈이 둥그래지더니 자리에
 
서 발딱 일어났다.
 
오셨어요.
 
미야누나는 건성으로 그렇게 말했을 뿐 나를 힐끔 돌아보며, 자기를 따라 오라는 듯
 
눈짓을 하더니 이층의 계단으로 올라갔다.
 
실례해요. 좀 바쁜 일이 있어서.......
 
미야누나는 멍청하게 돌아보고 있는 신사에게 목례를 보냈다.
 
나는 잠자코 미야누나의 뒤를 따라 이층으로 올라갔다.
 
미야누나는 복도에서 두 번째의 방문을 열고 내가 먼저 들어서기를 기다렸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서자 미야누나는 방문을 닫은 다음,
 
저기 침대에나 의자에 앉아,
 
하고 자리를 권했다.
 
방 안엔 케비넷이 하나 더불 침대와 나란히 놓여 있었고, 창문쪽으로 책상이 말끔하게
 
텅 빈 채로 놓여 있었다.
 
책상 위엔 책은 커녕 종이조각 하나 놓여 있지 않은 게 아무도 쓰지 않는 방 같았다.
 
나는 책상 앞의 의자에 앉았다.
 
손님이 오셨는데 괜찮아요?
 
내가 돌아보자 미야누나는 침대위에 걸터앉으며 시답잖은 듯이 대꾸했다.
 
그런 건 순호가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두 누나를 찾아온 손님 아녜요?
 
아무리 찾아오면 뭘하니? 내가 만나고 싶잖은데..........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야누나의 남자관계가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 같았다.
 
술집에서 보았던 그 선생이며, 알 수도 없는 정사장이며, 아래층의 젊은 신사, 그리고
 
나도 그 속에 끼울 수 있다면 모두 네 사람이었
 
다.
 
그러나 미야누나 같은 보기드문 미인(美人)에게 그런 정도의 남자는 오히려 적은 숫자
 
가 아닐까 생각 되었다.
 
그러나 아직 모르는 남자들도 미야누나를 만나볼 수만 있다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날
 
것 같았다.
 
앞으로 순호는 그런 것 따위엔 일체 신경 쓰지 말아 줘.
 
미야누나는 나를 잠시 찌를듯이 쳐다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순호가 보기엔 좀 우습게 보일는진 몰라두 난 주위가 상당히 복잡해. 그러나 그건 내
 
책임 아냐. 남자들의 책임이지. 남자들은 대개
 
위선자의 소질과 바보의 소질을 동시에 갖고 있어. 물론 순호는 여기서 제외되지만...
 
...
 
그러면서 미야누나는 갑자기 키들키들 웃었다.
 
나는 공연히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어째서 나는 거기서 제외된단 말일까?
 
그런 말뜻을 이해하기엔 나는 아직 여자를 너무나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갑자기 노크소리가 똑똑 났다.
 
누구니? 들어와!
 
그러자 방문이 열리고 아래층에서 보았던 그 처녀가 들어왔다.
 
처녀는 찬 바람이 도는 듯한 싸늘한 시선으로 나를 힐끗 돌아보더니 이내 미야누나를
 
돌아보며,
 
언니! 연수씨 어떡할 테야? 좀 보자는데,
 
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만 돌아가시라고 해. 난 만나고 싶지 않아. 그리고 앞으로 제발 더 이상 찾아오시
 
지 말았으면, 하더라고 전해 줘.
 
그렇지만 어떻게?........ 두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처녀는 난처한 듯이 미간을 찌푸리고 미야누나를 흘려보았다.
 
그러나 미야누나는 그 말엔 아랑곳없이 나를 돌아보며,
 
얘! 지야, 인사해. 순지의 동생이야!
 
그 소리에 처녀는 깜짝 놀란 듯이 두 눈이 둥그래지더니 곧 미소를 띠우고,
 
지야라고 해요. 갑자기 누나가 돌아가셔서 얼마나 상심이 되시겠어요?
 
하며 고개를 약간 숙였다.
 
나는 잠시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 냉냉하던 표정에서 어쩌면 갑자기 이렇게 상냥하고 부드러운 얼굴
 
이 될 수 있을까? 하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다.
 
감사합니다. 순호라고 해요.
 
내가 간신히 그렇게 대답하자 지야는 잠시 나를 찬찬히 살펴보공 있더니, 이내 미야누
 
나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그럼 그렇게 얘기해서 보내 버릴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미야누나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지야는 나에게 목례를 남기고 밖으로 나갔다.
 
내 동생이야. 모두 고아들인 셈이지.
 
미야누나는 그렇게 말하더니 어두운 창 밖으로 망연히 시선을 던졌다.
 
그게 무슨 뜻이죠?
 
순호는 차차 알게 될 거야. 우리집엔 여자들 셋뿐이야. 가정부까지 넷이지, 부모님들
 
이 작년에 갑자기 교통사고로 한꺼번에 돌아가셨
 
으니까.
 
그제야 나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다시 방문에서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지야가 들어왔다.
 
돌아갔어, 화가 잔뜩 나서 말이야.
 
어디,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대?
 
미야누나의 짓궂은 말투에 지야는 잠시 키들키들 웃더니,
 
오늘은 미국얘기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어,
 
하고 다시 허리를 잡고 까르륵거렸다.
 
그러자 미야누나가 갑자기 정색을 하고 나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순호가 그만 우리집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는데, 순호 생각은 어때?
 
나는 갑자기 두 눈이 휘둥그래져 미야누나를 마주보았다.
 
그러자 미야누나는 생긋 웃더니 지야를 돌아보며 다시 물었다.
 
지야, 제 생각은 어떠니?
 
그러자 지야는 수줍은 듯이 미소를 깨물고 나를 힐끔 보더니,
 
집에 여자들만 있으니까 무서워,
 
하고 은근히 미야누나의 말에 동의를 나타냈다.
 
나는 더욱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지야가 만일 미야누나와 나 사이에 있었던 그런 비밀을 알았다면 그렇게 미야누나의
 
말에 동의하진 않았을 것이다.
 
어때? 순호는......?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우리집에 와서 함께 사는 거야.
 
나는 잠자코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너무나 뜻밖의 사실이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건 없어.
 
미야누나의 목소리가 문득 나의 귓전에서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런 미야누나의 부탁을 꼭히 거절해야 할 이유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면 어머니와 이모뿐인 우리집에서 나마저 떠나온다면 어머니가 더욱 쓸쓸
 
해 하실거라는 그런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렇다고 선뜻 승낙을 할 수도 없었다.
 
죽은 누나의 영혼이 나를 그렇게 막아 주는 것 같았다.
 
그럼 순호야! 우리 나가! 오늘은 일찍 돌아갔다가 내일부터 오는 거야.
 
미야누나는 침대 한쪽에 던져 놓았던 핸드백을 집어들고 일어섰다.
 
나도 뒤따라 의자에서 일어섰다.
 
지야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지야는 대문까지 따라나와 미야누나와 나를 배웅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내일 오세요.
 
지야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아름답게 나의 귓속을 파고들었다.
 
누나는 그만 들어가 보세요.
 
몇 걸음 옮기다가 내가 말했다.
 
그러자 미야누나는 살그머니 나의 손을 쥐더니,
 
왜? 내가 싫어?
 
하고 나즉하게 물었다.
 
나는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미야누나는 잠시 나를 돌아보며 걸음을 옮기더니 불쑥 이렇게 물었다.
 
왜? 우리집에 오라니까 무서워?
 
아녜요. 남자가 무섭긴 뭐가 무서워요.
 
호호....순호가 제법이야. 그럴 땐 아주 어른 같은데.....
 
그녀는 잠시 까르륵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외등이 환한 골목길을 빠져나와 공원 앞길로 나섰다.
 
순호는 내가 처음이었지?
 
미야누나가 문득 나의 손을 꼭 잡아 흔들며 그렇게 물었다.
 
나는 잠시 무슨 말인가, 멍청한 얼굴로 미야누나를 돌아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이렇게 입을 열었다.
 
여자 경험이 처음이냐고 물었어, 그랬다면 내가 좀 미안한 거야. 난 처녀가 아니니까
 
.
 
나는 갑자기 바보처럼 피시시 웃어 버렸다.
 
그러는데 미야누나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난 그런 문제에 대해선 될 수 있는 대로 솔직하고 밝게
 
생각하자는 주의야. 섹스는 더러운 게 아니거든.
 
그건 조금도 창피스럽게 생각할 게 아니란 말이야.
 
미야누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잠시 말을 끊고 나를 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순호는 내가 처음이었지?
 
나는 갑자기 얼굴이 달아올라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에 했던 질문을 다시 캐내는 미야누나를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 생각은 잊어버렸어?
 
왜 잊어버려요. 늘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전화를 걸었던 거니?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미야누나는 소리를 죽인 채 키들키들 웃더니 갑자기 말했다.
 
얘! 우리 지금 순지 무덤에 다시 갈까? 그때 삼십 분 남았잖아?
 
그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잠시 멍하니 미야누나를 돌아보다가 가까스로 이렇게 말해
 
버리고 말았다.
 
아니, 거긴 지금 뭣 하러 가요?
 
그러자 미야누나는 잠시 입을 다물고 내 얼굴만 뚫어질듯 노려보았다.
 
그제야 나는 미야누나의 그 말 속에 숨어 있는 비밀을 알아차렸다.
 
죽은 누나에게 간다는 얘기는 미야누나와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나는 갑자기 가슴이 울렁거렸다.
 
가슴이 울렁거리자 마침내 나는 야릇한 충동에 이끌려 이렇게 말해 버렸다.
 
우리 지금 거기 다시 가요.
 
거기라면 누나의 무덤을 가리킬 수도 있었고, 그날밤의 그 여관을 가리킬 수도 있었다
 
.
 
나는 그 여관이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
 
그러자 미야누나는 갑자기 격정에 떨듯 내 손을 꼭 움켜쥐더니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나도 거기 다시 한 번 가고 싶었어.
 
나를 보지않고 미야누나는 조그만 소리로 그렇게 말하더니 보도로 뛰어내리며 지나가
 
는 택시를 세웠다.
 
택시에 나란히 앉자 미야누나는 운전수에게 망우리로 가자고 하고는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러는 미야누나의 얼굴은 발그랗게 물들은 저녁노을을 한쪽 떼어다 붙인것처럼 달아
 
올라 있었다.
 
그 얼굴은 손아래 동생 같은 그런 남자를 바라보는 그런 얼굴이 아니라, 남자를 알고
 
있는 여자의 그런 정다움이 가득찬 얼굴이었다.
 
그것은 마치 나를 단숨에 삼키기라도 할 것 같은 뜨거운 열정을 품은 얼굴이었다.
 
그러한 미야누나보다 더 황홀한 존재를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차가 달리는 동안 우리는 내내 그렇게 마주보고 있었다.
 
누나는 결혼 안 해요?
 
내가 조그만 소리로 물어보자, 미야누나는 갑자기 키들키들 웃더니 손가락으로 나의
 
코를 꼭 누르며,
 
결혼 말이지? 그건 아직 할 때가 아냐. 더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에 생각해 볼 문제
 
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멍청해지고 말았다.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잠자코 눈을 감아 버렸다.
 
그러다가 나는 어느새 어렴풋이 잠이 든 것 같았다.
 
갑자기 미야누나가나를 흔들었다.
 
차가 멈추자 나는 미야누나를 뒤따라 차에서 내렸다.
 
싸늘한 밤바람이 뺨을 때리며 몰려왔다.
 
그제야 나는 정신이 펀뜩 들었다.
 
미야누나는 내 손을 잡아끌고 눈에 익은 막다른 골목의 여관으로 다가섰다.
 
순지한테 다녀오지 않아도 괜찮을까?
 
미야누나의 소리에나는 갑자기 전신이 굳어지는 것 같았다.
 
아니 순호야! 왜 그러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어서 들어가요.
 
이윽고 나는 미야누나를 뒤따라 여관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날밤의 그 구석방으로 들어설 때까지 우리는 한 마디도 입을 열지 않았다.
 
방 안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어딘지 술렁하게 냉기가 감도는 어수선한 방 안 풍경은 며칠 전이나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웬지 그 방에 야릇한 애착을 느꼈다.
 
나는 그 방에서 처음으로 여자를 알았던 것이다.
 
그 전엔 친구들에게 들었고, 외국 포르노 잡지에서나 봐 왔던 여자성기, 즉 보지를 만
 
져 보기도 했고, 그 안에다 내 성기를 집어 넣어
 
보았고, 여자와 남자가 하는 섹스라는 것을 실지로 해 봤던 곳이 이 방이었다.
 
물론 미야라는 누나친구였지만, 섹스를 할 때는 단순히 여자와 남자로서 서로의 성기
 
를 맞대고 부비고 쑤셔 대면서 서로가 짜릿한 쾌
 
감을 만끽 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갑자기 방 가운데서 우뚝 멈추고 말았다.
 
얇은 미닫이를 벽지로 발라 둔 옆 방에서 여자의 신음소리와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 나
 
왔기 때문이었다.
 
아~휴! 살 떨려...우리가 이곳에서 만나는 지는 모르겠지? 그렇지? 자기도 조심했지?
 

 
그럼! 그나저나 당신은 어떻게 빠져 나왔어? 당신을 못 만난지가 벌써 일주일이나 지
 
나니 미치겠더라구.....
 
아~학! 살살 만져...너무 그렇게 꼭 쥐면 아프잖아!...내가 당신 만나려고 얼마나 애
 
를 쓴지 알아?
 
알지, 당신은 나 없으면 못 살지.....특히 이곳이 말야!
 
아흐흑! 아~~아!!! 나 보지가 벌렁거려서 죽을 것 같았어! 당신 좆이 내 보지에 가득
 
차 있을 때가 난 제일 좋아! 아~아 미치겠네.
 
나는 옆 방에서 적라나하게 들리는 음담에 바지속 성기가 옷을 뚫고 나오려는 듯이 크
 
게 발기를 하였다.
 
미야누나는 호기심에 옆 방에서 들리는 소리를 더 자세히 들으려고 벽 쪽에 귀를 바싹
 
가까이 대면서 손은 내 사타구니 중심을 꼭 쥐
 
었다.
 
나는 갑자기 내 성기가 미야누나 손에 꼭 잡히는 아픔에 터져 나오는 비명을 입 속에
 
서 가까스로 삼켰다.
 
미야누나는 내 바지위로 사타구니를 위 아래로 쓰다듬으며 옆 방에서 나오는 소리에
 
귀를 귀울렸다.
 
흐흐흐...당신 보지가 흥건하게 젖었어!
 
아으으~~~여보! 나 미치겠어, 어서 좀....응?...내 보지 좀...어서 어서...빨리...응
 
?
 
흐흐흐....어떻게 해 달라구....
 
아이~~~~ 이이는....꼭 내가 말을 해야 돼? 아흑! 아~~~아파! 살살 빨아...그렇게 세
 
게 빨면 젖꼭지가 아파....
 
쭙! 쭙! 쭙! 쭙!
 
아~흐! 아~흐흐....좋아!...아~우 감질 나...아으흥!..아아..여보! 빨리 넣어줘! 내
 
보지가 벌름거려 미치겠어!...여보!....
 
흐응...그래?...뭘 넣어 줄까?
 
아이...그러지 말고....빨리...응?
 
아! 말을 해야 내가 알지?....난 말 안하면 몰라!
 
아아아...아이그..내 참!..당신 좆을 넣어 줘!
 
그래? 내 좆을 어디에 넣어 줄까?
 
아이 난 몰라! 부끄럽게.....아으흑! 아아 여보! 어서 빨리...응?
 
말 해봐! 내 좆을 어디에 넣을까?
 
...........
 
나는 여자와 남자사이에 말 하면서 성기를 저렇게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걸 처음 들었
 
다.
 
그런 말을 들으니 나도 얼굴이 달아 오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여자들도 성욕이 치밀어 오르면 못 하는 말이 없구나.
 
하고 생각하며 미야누나를 바라봤다.
 
미야누나도 얼굴이 붉게 달아 올라 열기를 뿜어내며 숨을 쌕쌕 쉬면서 귀를 더욱 쫑긋
 
하게 세워서 벽에 대고 들었다.
 
마지막 말 만은 여자가 부끄러운지 뭐라고 옹알 거리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다시 남자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다시 말 해봐! 안 들려.....
 
아이 참!...아아아...여보 어서 응? 내 보지에 당신 좆으로 콱콱 쑤셔줘! 응 이제 됐
 
어?...나 미치겠어! 당신만 생각하면 내 보지에
 
서 물이 줄줄 흘러서 팬티를 다 적셔.....
 
아~ 좋아! 내가 박아주지....흐흐흐 내 좆 맛 보고 꺼벅 안 죽은 여자는 없었으니까?
 

 
아으으으...이 바람둥이....아~~~~ 좋..아...으으으..내 보지에 가득 차....아흐윽!!
 
!!!
 
어때? 내 좆이....
 
아아아...좋아! 좋아! 너무 좋아!....처음에는 내 보지가 찢어 지는 줄 알았어....
 
그럼, 지금은...?
 
으윽!..으으으...이렇게 당신 좆이 내 보지속에 있으면 괜찮은데....움직이면 처음엔
 
약간 아파........
 
흐흐흐...아프면 하지 말까?
 
안돼! 안돼!..빼면 안돼!..어서 움직여 줘!..여보 내 보지가 아파도 괜찮으니까, 어
 
서 박아 줘! 응? 어서....
 
흐흐흐흐...알았어!....
 
하는 말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힘차게 박아 대는지 떡치는 것처럼 철퍽거리는 소리
 
가 들리기 시작했다.
 
거기까지 벽에 귀를 대고 듣고 있던 미야누나도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는지 내 자지를
 
한번 아프게 꼭 쥐더니 놓고서는 옷을 벗기 시
 
작 하였다.
 
미야누나가 겉옷을 벗고 브자쟈와 팬티 차림이 되었을 때 그녀를 보니 정말 몸매도 잘
 
빠졌다.
 
여러남자들이 홀리게도 생긴 몸매였다.
 
물론 그 중에 나도 끼었지만 말이다.
 
미야누나가 손을 뒤로 돌려 브라쟈의 호크를 끄르자 브라쟈안에 갑갑하게 갇혀있다 해
 
방이 된 유방이 부르릉 하고 떨리는 동시에 밖으
 
로 튀어 나왔다.
 
나도 따라서 옷을 벗고 미야누나의 몸을 힘차게 껴안았다.
 
미야누나는 내 품에 쏙 들어왔다.
 
내가 꼭 껴안은 통에 미야누나의 뭉클뭉클한 유방이 내 가슴을 압박하더니 옆으로 삐
 
져 나온다.
 
나는 선 채로 미야누나를 껴안고 입술을 찾아 목마른 아이처럼 빨아대기 시작하였다.
 
성이 날 대로 성이 난 내 자지는 미야누나의 아랫배를 꾹꾹 찔러대며 귀두끝에서는 맑
 
은 겉물이 질질 흘러 백옥같은 미야누나의 배에
 
다 이리저리 문질러 대었다.
 
미야누나도 내 애무에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 왔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여러 남자를
 
상대했던 경험으로 나를 리드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깔린 요 위에 그대로 들어 누워 시작을 했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어서 빨리 그 뜨거운 곳으로 들어가 시원하게 배출을 하고 싶은 욕망 뿐이었다.
 
그러나 미야누나는 그러한 나를 적절하게 자제를 시키며 나에게 애무를 요구했다.
 
하아...순호야! 내 유방 좀.....
 
나는 미야누나 말대로 그녀의 유방을 애무하기 시작하였다.
 
미야누나의 유방은 정말 아름다웠다.
 
들어누워 있어도 아래로 납작해지지 않았고, 탱탱하게 부풀어 올라 그녀가 숨을 쉴 때
 
마다 오르락 내리락 거리고 있었다.
 
유방위에 얹어져 있는 꼭지는 흥분에 들떠 독 오른 독사처럼 머리를 바짝 쳐 들고 위
 
로 솟구쳐 있었고, 그 밑의 꽃판은 아직 아기에게
 
젖을 빨리지 않았다는 표시로 연분홍색으로 색깔이 선명하였다.
 
나는 톡 튀어나온 꼭지를 한 입에 베어 물고 빨기 시작하였다.
 
쭈웁! 쭙!쭙! 쭈웁!쭙!
 
아흐흑! 아학! 아으으...아하학!
 
내가 젖꼭지를 빨아주자 미야누나는 눈을 스르르 감으며 자지러지는 신음을 토해냈다.
 
나는 세차게 젖꼭지를 번갈아 빨면서 한 손을 내려 미야누나의 보지를 만졌다.
 
이미 그녀의 보지는 애액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풍성한 보지털이 미끈미끈한 애액에 젖어서 천정에서 비치는 불빛에 반짝 거리고 있었
 
다.
 
나의 큼직한 손바닥이 미야누나의 보지를 감싸자 또 다시 다급한 신음이 토해져 나왔
 
다.
 
아하학!..아아...아흑!..으으으으.....
 
나는 보지를 덮은 손을 밑에서 부터 위로 감싸고 훑어 올리며 미야누나의 보지를 자극
 
했다.
 
그러면서 훑어 올리던 가운데 손가락을 애액으로 미끌거리는 보지구멍으로 가만히 밀
 
어 넣었다.
 
아~으으으...순호야!..아하앙!...
 
미야누나의 보지는 한강이었다.
 
얼마나 많은 물을 흘렸는지 금새 내 손바닥이 미야누나의 보지물로 흠뻑 젖어 버렸다.
 
아~아아...순호야!..이제....
 
이제는 미야누나가 못 참고 나를 재촉하기 시작하였다.
 
나도 빨리 미야누나의 보지에 들어 가고 싶었지만, 조금 더 참기로 하고 보지속에 밀
 
어넣은 손가락으로 미야누나의 보지안을 탐색하기
 
시작하였다.
 
보지속은 오돌토돌한 주름이 가득하였다.
 
내 손가락이 이곳저곳을 훑어대며 자극을 해대자 미야누나의 엉덩이가 들썩거리며 보
 
지가 내 손가락을 꼭 잡아들였다 풀었다는 반복하
 
였다.
 
옆 방에서 들리는 신음소리와 헐떡이는 소리, 그리고 하체에서 나는지 철퍽 거리는 소
 
리가 얇은 미닫이 문을 통해 바로 옆에서 하는것
 
처럼 들려왔다.
 
아~으윽! 여보!...아학! 학!학! 여보..더..더..더.....박아 줘...아~~ 으흐흑!!! 으
 
으으.......
 
퍽퍽...퍼퍽! 퍽!
 
찔꺽!찔꺽! 뿌직!뿌직!
 
허헉!헉!헉!..좋지?...헉!헉!..어때?..내 좆 맛이..허억!..억!..
 
아~으흐윽!..아악!..좋아...내 보지가...아흑!...너무...좋아! 좋아!...여보!..더 더
 
더.....
 
요란하게 들리는 소리에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미야누나 보지속에 들어 있는 손가락을 안으리 깊게 넣어서 보지안을 이리저리 휘저었
 
다.
 
아윽!...순호야!..아앙!...
 
미야누나는 내가 손가락으로 보지속을 휘저어 버리자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듯 나의
 
상체를 끌어 올리며 온 몸을 바르르 떨었다.
 
그러나 나는 미야누나의 행동을 저지하며 보지속에 넣어서 휘젓던 손가락을 위로 끌어
 
올렸다.
 
그러자 미야누나의 보지금이 시작되는 곳에 감추어져 있던 돌기가 툭 튀어 나왔다.
 
내가 그곳을 손가락으로 집중적으로 자극을 하자 미야누나는,
 
아아악!....수..순호야!..거기..아흑!..거기는 하지...마..아흐흑!..
 
하며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나는 입으로는 젖꼭지를 빨면서 손가락으로 미야누나 보지의 이곳 저곳을 만지며 자극
 
을 주었다.
 
아! 으으으...수..순호야...이제...는...어서!...응?...어서 해 줘...
 
결국은 참지 못한 미야누나는 나를 재촉하기 시작 하였다.
 
나도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 미야누나의 다리를 구부리게 만들고 그 사이에 무릎을
 
꿇고 엎드리며 내 자지를 미야누나의 보지에 대
 
었다.
 
미야누나는 자기 손으로 내 자지를 잡아서 보지속에 살짝 넣어 주었다.
 
내가 하체에 힘을 주며 보지속으로 서서히 밀어 넣었다.
 
나는 내 자지가 미야누나의 보지를 가르며 들어가는 것을 내려다보며 엉덩이를 아래로
 
내렸다.
 
미야누나 보지는 커다란 내 자지가 파고들자 한껏 벌어지며 주위의 살들이 같이 안으
 
로 딸려 들어갔다.
 
어억!..커..아윽!..아우~~~너무 크다...아~~~하악!..좋아!..그래도 좋아!...!!
 
내가 내려다보니 내 자지가 절반 쯤 들어 갔는데, 미야누나 보지는 팽팽하게 벌어져
 
있었다.
 
그것을 잠시동안 본 내가 다시 힘차게 박아 넣었다.
 
아으윽!..아악!..아우우...으흐흑! 흐윽!
 
나는 미야누나 보지속에 깊이 박은 자지를 잠시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살그머니
 
뽑아 올리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내 자지가 빠져
 
나오니 미야누나 보지속살도 같이 딸려 올라왔다.
 
어찌나 팽팽하게 내 자지를 물었는지 보지속살이 뒤집어 지어 딸려 나오며 붉은 색을
 
띠었다.
 
나는 그것을 보다가 힘껏 내려 박았다.
 
아아악!..아흐흐...아아아아..
 
미야누나는 비명인지 신음소리인지 모를 소리를 내더니 이내 두 팔로 내 등을 꼭 껴안
 
아 왔다.
 
나도 미야누나의 어께를 감싸 안으며 아랫도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퍽!퍽!퍽!퍽!퍽!
 
윽!윽!윽!..수..순호야..아으으으...너무 뿌듯해..아! 좋아!..순호...네가 너무 좋아
 
!...
 
헉!헉!헉!...누나..허헉!..어때?...내 자지 맛이....
 
나도 옆 방 사람들 처럼 미야누나에게 음란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으으..아앙!..좋아!..좋아!...
 
어헉! 헉!..허헉!..누나...보지가 좋아?..내 좆 때문에 좋지?...
 
아윽!..학!..모...못 됐어...아흐흐..으윽!..누나 보지가 뭐야....으으으...
 
헉!헉!헉!..그..그럼 보지를 뭐라 해?....허헉!..보지는 보지라 해야지...
 
아~으응...아~~응...앙!..아앙!...아~~~으으으.....
 
허헉!헉!헉!헉!
 
뿍짝!뿍짝!찔꺽!쭐꺽! 찔꺽!쭐꺽!
 
미야누나와 나 사이에 하체에서 마치 장화를 신고 진흙탕을 밟고 가는 듯한 요상한 소
 
리가 나기 시작하였다.
 
내 자지가 미야누나 보지에서 빠져 나올 때 마다 미끌 거리는 애액이 자지를 타고 나
 
와 아래로 흘러 내려서 그렇지 않아도 흥건하게
 
젖은 보지털과 살을 적셔놓아 미야누나 보지둔덕과 내 불두덩이 마주칠 때마다 철퍽거
 
리는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내가 미야누나 보지를 쑤셔댄지 얼마되지 않아 미야누나는 절정을 맞이 하는 것 같았
 
다.
 
아아아..아흐흑!..아아..수..순호야!..나..가..간다..아흐흑!..아악!..악!악!
 
미야누나가 신음을 쏟아내며 절정에 다다른 순간 그녀의 보지도 내 자지를 꽉 물고 놓
 
아주지 않으며 뜨거운 것을 내 귀두에 쏟아 놓았
 
다.
 
어찌나 세게 내 자지를 조이는지 나도 결국은 참지를 못하고 그대로 누나보지속에 정
 
액을 뿜어 내었다.
 
아아아...누나!..나도..싸..아윽!..으으윽!..윽!윽!윽!
 
사타구니에서 찡하게 울리던 것이 귀두를 통해 앞으로 쏟아져 나가자 나는 온 몸이 짜
 
릿한 쾌감에 부르르 떨었다.
 
그러면서 미야누나 보지에 몇 차례나 벌컥거리며 내 분신들을 쏟아 내었다.
 
어억! 억! 억!
 
아~휴!..휴~~우...아!..순호야!!!
 
누나, 누나...으으으으......
 
우리 두 사람은 꼭 부등켜 안고 서로의 쾌감에 몸을 떨었다.
 
한참 동안 부등켜 안고 숨을 고르고 있는데, 그 때까지 옆방에서는 소리가 들린다.
 
아아아...여보!..나 죽어, 아~휴!...나 죽겠네..오늘 내 보지 호강 하네...으으으...
 

 
그래?...허헉!..어흐흐..어때?..죽이지?....
 
아으으...당신은 지치지도 않아?..아하학!..난 벌써 두번짼데....아으으..죽겠다...
 
헉!헉!..걱정 마...훅!훅!훅!..내가 이래뵈도...정력 하나는...어헉! 헉!....끝내주
 
지.
 
철퍽! 철퍽! 철퍽!
 
아아악!..보지가 얼얼해...아으으...나 돼..또 돼..아아아아...아으으..아....여보!
 
여보!..아아악!.아악!..악!악!악!
 
으으으..나도 나온다..어억!억!억!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조용하다.
 
나는 미야누나의 탱글탱글한 유방을 주무르며 섹스 뒤의 긴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미야누나도 만족을 하였는지 스르르 눈을 감고 내 손에 몸을 맡긴채 누워 있었다.
 
섹스를 할 때의 미야누나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여자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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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집에서.

  내가 10살 되던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우리가족은 부산에 살고있는 이모의 집에 놀러갔다. 이모는 애기를 낳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예전엔 좀 마른편이었는데 지금은 통통하게 보였다.그래도 이쁜건 여전했다.오히려 귀여워 보여서 좋았다. 날도둑놈 ...